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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절 모차르트는 암살설, 자살 히틀러는 탈출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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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둘러싼 의문 때문에 사후에도 편치 않을 인물들이 많다.

천재 음악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는 서른다섯 살 때인 1791년 12월 5일에 타계했다. 당시의 기록에는 몸이 많이 붓고 발진과 구토가 심했던 것으로 적혀 있다. 현대의학계에선 이를 토대로 류머티즘이 원인이 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천재의 요절은 사인에 대한 갖가지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대표적인 것이 안토니오 살리에리에 의한 독살설이다. 소설과 희곡의 단골 소재로 등장하다 1984년에 만들어진 영화 ‘아마데우스’가 흥행에 성공하며 전 세계 대중에게 알려졌다. 라이벌 궁정음악가가 그의 천재성을 시기해 독극물을 몰래 먹였다는 음모론은 살리에리 생존 때에도 있었다. 그는 자신의 결백을 여러 차례 주장해야만 했다.

널리 유포된 다른 설은 비밀결사단체 프리메이슨의 암살설이다. 모차르트가 오페라 ‘마술피리’에 프리메이슨의 의식(儀式)을 드러냈기 때문에 처결됐다는 주장이다. 모차르트가 이 단체의 회원이었다는 것은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암살을 입증할 증거는 전혀 없다. 이러한 논란들 때문에 모차르트 유해를 분석하여 확인해 보자는 여론도 일었다. 오스트리아의 모차르트기념재단은 2006년 보관 중인 두개골이 그의 것인지 확인하는 작업부터 했다. 그의 혈족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에서 추출한 유전자와 재단이 보관 중인 두개골에서 추출한 유전자 사이에는 혈연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로써 두개골은 모차르트의 것이 아니라는 의심을 받게 됐다.

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는 제2차 세계대전 끝 무렵인 1945년 4월 30일 베를린의 지하 벙커에서 부인 에바 브라운과 함께 자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를린을 함락시킨 소련군이 히틀러 측근들을 조사해 낸 결론이다. 브라운은 음독으로, 히틀러는 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친위대원들이 히틀러의 유지에 따라 시신들을 곧바로 불태워 지하 벙커 위 마당에 묻었다는 내용이다. 소련군은 마당에서 유해를 파내 유골의 일부를 가져갔다.

그의 죽음을 명확하게 입증할 법의학적 근거는 없다. 소련군이 가져간 두개골이 히틀러의 것이라는 증거도 없다. 이 때문에 권총 자살의 형태로 숨진 이는 히틀러와 닮은 ‘대역’이었으며, 진짜 히틀러는 다른 나라로 탈출했다고 믿는 이들이 많다. 아르헨티나 기자 아벨 바스티는 히틀러와 에바 브라운이 잠수함을 타고 아르헨티나 바릴로체 지역으로 와 70세까지 살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근 지역에서 히틀러를 봤다는 이도 있고, 아르헨티나 연안 해저에서 독일 잠수함을 찾아다니는 집단도 있다. 히틀러가 파라과이에서 숨을 거뒀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분명한 근거는 없다.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죽음도 끊임없이 음모론이 생산되는 소재다. 미국 정부의 공식 기록에 따르면 빈 라덴은 2011년 5월 2일 미 해군 특수요원들에 의해 사살됐다. 파키스탄 아보바타드 외곽의 은신처를 습격한 ‘넵튠의 창’ 작전의 결과였다. 특수전 요원들은 ‘가급적 생포하려고 노력하되 저항이 있으면 사살해도 좋다’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빈 라덴이 건물 3층에서 여러 발의 총상을 입어 숨졌고, 항공모함으로 시신을 옮긴 뒤 곧바로 바다에 수장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언론들의 줄기찬 요구에도 불구하고 빈 라덴의 사망 모습이 담긴 사진이나 영상을 공개하지 않았다. 의회의 안보 관련 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만 제한적으로 보여 줬다. 시신 수장 위치도 비밀에 부쳤다. 이슬람 테러조직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이에 따라 빈 라덴을 생포해 어딘가에 구금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정보를 캐내기 위해 그를 생포했으나 구출용 테러가 일어날 위험 때문에 사살로 위장했다는 주장까지 있다. 반면 알카에다는 빈 라덴의 사망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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