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무능·한심한 정부" 여 "세월호 아픔 악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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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의 시신 발견이 7·30 재·보선 변수로 떠올랐다. 야당은 정부의 무능을 부각하며 총공세에 나섰고, 여당은 부정적 여론의 확산을 차단하는 데 고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공동대표는 23일 대전시 대덕구 박영순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병언 미스터리가 숱한 괴담과 의혹을 낳고 있다”며 “국민의 의혹과 당혹감에 대해 유병언 체포를 독려한 대통령이 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승조 의원도 “검경이 유령을 쫓은 40일이었다”며 “정부의 무능함과 한심함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유병언 검거 실패와 시체 발견은 청와대와 정부의 시스템 붕괴를 재확인하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사과와 황교안 법무부 장관, 이성한 경찰청장의 경질을 요구했다. 박영선 원내대표와 문재인 의원 등 의원 15명은 이날 오전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 ‘세월호 참사 100일, 특별법 제정 촉구 대행진’에 나서면서 여권을 압박했다.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출발한 이들은 총 51㎞를 걸어서 세월호 참사 100일째인 24일 오후 7시 서울광장에 도착할 예정이다. 박 원내대표는 “100리 행진은 안전한 대한민국을 향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수원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유 회장 시신 발견과 관련한 각종 의혹과 루머를 확산시키지 말 것을 야당에 부탁드린다”며 “세월호 아픔을 선거에 악용하는 것은 희생자의 명예를 더 훼손하고 유가족을 슬프게 하는 것이니 자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단 김 대표는 “사실관계가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며 “SNS상 유포되는 각종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당국이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경찰의 기강해이에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며 “경찰은 무한 책임을 통감해야 하고 책임 있는 사람들은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지도부의 이 같은 발언은 이번 일의 실질적 책임이 경찰에 있다는 점을 강조해 정부 전체로 비판 여론이 확산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윤상현 사무총장은 통화에서 “우리 당은 잘못한 이들을 감쌀 생각이 전혀 없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먼저 나서 검찰·경찰에 엄정한 책임을 묻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가영·정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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