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동서부 경남이어 반세기 진주「남강다리」퇴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촉석루와 더불어 고도 진주의 명물로 손꼽혀왔던 「남강다리」(진주교)가 수명이 다해 건설된지 반세기만에 폐쇄당하는 비운을 맞았다.
남강다리는 68년 진양교가 놓일때까지 남강을 가로지르는 유일한 다리로 진주시뿐만 아니라 진양·사천·하동등 서부경남을 잇는 통로가 돼왔다.
하루 10만여명의 시민과 5만여대의 각종차량이 통행해온 남강다리는 시가지보다 약간 높게 놓여져 다리에 들어서면 촉석루를 비롯, 논개가 왜장을 껴안고 떨어져죽은 의암과 진주성 그리고 남강·죽림·뒤벼리의 벼랑 및 시가지를 한눈에 바라볼수 있어 관광전망대로서의 역할까지 해왔다.
고도 진주를 찾은 예술인들의 시심을 일깨워 주기도 했던 이 다리는 다리밑 강변에 들어선 꼼장어집과 보름달이 뜨는 날이면 으례 베풀어지던 남강의 뱃놀이등이 겹쳐 남도의 정취를 만끽하게 하는 풍류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부터 실시된 건설부 국립건설연구소의 교량내하력 조사결과 이 다리는 너무 심하게 노후돼 계속 통행할 경우 상만이 내려앉을 위험이 크다고 판정. 지난달 28일 진주시에 이 다리를 폐쇄토록 통보해왔다.
조사반은 진주교의 「I」자형 강철「빔」 13개 가운데 7개가 완전 부식됐으며 나머지 6개도 강도가 저하돼 상판이 무너져 내릴 위기에 놓였다고 밝혔다.
「빔」의 기능상실로 상판이 아래로 처지는 현상을 나타내 차량통행을 계속할 경우에는 교량의 붕괴위험은 더욱 가속화된다고 지적했다.
또 17개 교각의 대부분이 남강의 수압을 견디지 못해 하부구조인 「콘크리트」기초부분이 심하게 떨어져 나가는 바람에 교각이 갈라져 폭2㎜정도의 틈이 생기는등 상판과 교각이 전체적인 균형을 잃고 어긋나 있는 것도 밝혀졌다.
남강을 가로질러 길이 2백93m, 폭 11.9m, 높이12m, 설계하중 9t규모로 놓인 진주교가 가설된 것은 53년전인 1927년. 건설당시 이 「굉장한 다리」를 보기 위해 인근 주민들이 도시락을 싸들고 몰려들기도 했다.
그후 6·25로 파괴된 것을 55년 1차보수한데 이어 58년도에는 늘어나는 교통량을 감당하기 위해 폭을 넓혀 인도증설공사를 했으나 예산부족 때문에 전체적인 보수는 한번도 하지 못한채 방치해왔다. 건설부의 통보에 따라 지난달 29일부터 2.5t이상의 차량통행을 제한키로 하고 시내「버스」를 포함한 대형차량들은 뒤벼리 강변도로를 이용, 이다리로부터 6백m 하류에 놓인 진양교를 이용토록 조치했다.
이로 인해 천전지구일대 5만여 시민들이 시내「버스」이용을 할 수 없게되는등 큰 불편을 겪게됐다. 또 경상대학등 4개 학교와 공공기관에 출퇴근하는 학생들과 시민들이 진양교로 우회통행을 해야하는등 진주시의 교통은 최악의 난관에 부딪쳤다.
더우기 뒤벼리의 도로는 폭8m정도의 간이「시멘트」포장으로 돼있어 하루 5만여대의 차량을 감당할수 없는데다 높이 20여m의 벼랑이 차량통행으로 인한 진동때문에 무너져 내릴 위험이 커 사고소지마저 안고있다.
시는 28일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진주교건설촉진위원회」발족을 서두르는 한편 정부당국에 새진주교건설에 소요되는 30억원의 자금지원을 요청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