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평창겨울올림픽 차질 없게 조직위 혁신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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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김진선 2018평창겨울올림픽 조직위원장이 21일 갑자기 물러났다. 김 위원장은 “더 세밀한 실행력이 요구되는 전환기적 상황에서 새로운 리더십과 시스템으로 대처해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하지만 강원도지사 시절부터 올림픽 유치에 공을 들였고 2011년 10월부터 조직위를 이끌다 지난해 10월 재선임돼 내년 10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는 그가 갑자기 물러난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감사원이 조직위의 파행 운영에 대한 감사를 벌인 직후 그만둔 것이어서 뒷맛도 영 개운치 않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새로운 조직위원장이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도록 조직과 지원체제를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 2011년 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뒤 특별법에 따라 출범한 조직위는 국회·정부·지방자치단체에다 대한체육회·경제단체 대표까지 참가한 복잡한 조직이다. 강원도지사·문체부장관·대한체육회장 등 서로 이질적일 수밖에 없는 인물들이 부위원장이다. 이런 복잡한 구조 속에서 제대로 능률을 발휘하기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국내 스폰서 확보율이 애초 목표의 30% 선에 그치는 등 가장 핵심적인 재정 문제부터 삐걱거려온 게 사실이다.

 이런 난맥상을 해결하기에 적합한 인물을 새 위원장으로 맞는 일도 중요하다. 리더십과 추진력은 물론 경영역량까지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 그래야 입법부·행정부·지자체로부터 범정부적인 협력과 시너지를 이끌어내면서 경제계로부터는 탄탄한 스폰서를 유치해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을 것이다.

 새 위원장은 추진력과 비전을 갖고 일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도록 우선 조직부터 재정비하고 시스템 혁신에 나서야 한다. 올림픽은 다가오는데 조직위가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여서야 국민과 전 세계 스포츠팬에게 제대로 믿음을 줄 수 있겠는가. 삼수까지 해가며 어렵게 유치한 겨울올림픽을 제대로 치러 스포츠 진흥의 계기로 삼을 수 있도록 새 조직위원장은 뼈를 깎는 혁신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