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광대」 『돼지풀이 마당굿』 공연>
○…지난15일 저녁 전남의 예향 광주일각에서는 이채로운 연극 한편이 공연되어 구민들의 관심과 갈채를 모았다.
광주 YMCA체육관인 무진관에서 벌어진 이 공연의 제목은 「돼지풀이 마당굿』.
구먹구구식 축산정책과 중간상인의 농간으로 일어났던 지난해의 「돼지값 파동」을 마당굿의 형식을 빌어 풍자한 창작극으로 광주지방의 첫극만인『광대』의 창립공연이기도 했다.
극단 『광대』는 광주의 대학생들, YMCA회원들,「가톨릭」 농민회 청년들이 모여서 만든 젊은이들의 모임으로 78년부터의 준비작업을 거쳐 올해 1월「민족문화유산의 독창적 계승과 민중의식화를 위한 현장공연』 의 기치를 내걸고 출범했다.
○…고등학생·대학생등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상당수의 장년층이 관객으로 모여든 이번 공연은 2부로 나누어져 진행.
먼저 광주에 거주하고있는 『장길산』의 작가 가철영씨의 축사가 있었고 서울에서 내려온 젊은 국악인 김영동씨의 대금산조, 가수 양희은양의 노래가 이어졌다.
연출가이며 판소리기능 전수자인 임진택씨는 당시 『소리의 내력』 을 판소리가락에 얹어 펼쳐보임으로써 관중을 사로잡았고 그간의 사정으로 불려지지 못한 젊은층의 노래가 서울대의 『메아리』「팀」 에 의해 합창될때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이들이 부른 노래는 대부분 김민기씨곡으로 『기지촌』 『가뭄』 『보라 동해여』 등.
○…본 공연인 『돼지풀이 마당 굿』은 무당으로 분한 극단 대토 김정희(23)이 억울하게 죽어간 돼지들의 혼을 위로하는 고사를 드리는데서 막이 올랐다.
『일장춘몽 사그라진 우리주인 돼지꿈이 얼음같이 녹아들어 강물속에 버렸으니 돼지꿈이 개꿈되어 빈털터리 돼버렸네.』 평하롭게 살아가는 장터사람들에게 어느날 수익좋은 돼지증산운동에 가담하라는 유혹이 들어온다. 농사꾼과 장사꾼들까지도 돼지치기에 나서자 드디어 돼지수가 사람수를 능가하는 이변이 생겼고 돼지값은 폭락, 산돼지를 내버리고 사료를 주지않아 돼지들이 서로 작아먹는 비극이 속출한다는 줄거리.
그러나 줄거리보다는 즉흥적인 사설과 매서운 풍자로 관중을 울고 웃고 분노하게 만들었다.
○…토종돼지인 흑 돼지와 수입돼지인 백 돼지가 대결하는 장면에서는 각기 탈춤동작과「고고」,「디스코」를 추어대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극의 진행에 따라 간은 피해자가 되기도 하고, 꿀꿀거리며 죽어가는 돼지가 되기도 하며 고사의 제주역을 맡기도 했던 1천6백여관중들은 공연이 끝난뒤 『오랜만에 시원한 경험을 했다』 면서 앞으로도 이렇듯 생활현장에서 벌어지는 민중들의 현실문제를 극으로 다루어 달라고 입을 모았다.극단「광대」>
「돼지파동」을 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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