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추정 시신 순천서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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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73·사진) 청해진해운 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체가 발견됐다. 22일 검경에 따르면 전남지방경찰청은 지난달 12일 순천 매실밭 수풀에서 부패된 채 누워 있는 남성의 시신 한 구를 발견했다. 유 회장이 도피 중 은신했던 송치재휴게소 인근 비밀 별장에서 2.5㎞가량 떨어진 곳으로 10분 거리에 불과하다.

 경찰은 무연고자로 판단하고 시신의 신원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분석을 의뢰했다. 국과수는 21일 전남 순천경찰서에 “유 회장의 친형 병일(구속)씨 DNA와 상당 부분 일치한다”는 내용의 분석 결과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순천에서 변사체를 발견해 DNA 검사를 해 보니 유 회장 형과 상당 부분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가족 DNA와 비슷한 걸 보면 유 회장의 시신으로 볼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 법의학 조사팀이 22일 오전 순천으로 내려가 정밀조사를 벌일 예정”이라며 “아직 (유 회장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검찰 고위 관계자도 “경찰에서 (유 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체가 발견됐다는) 이야기가 있어 우리(검찰)도 알아보는 중”이라며 “(유 회장의 변사체일) 가능성이 크다고는 하는데 아직 확실치는 않다”고 말했다.

 유 회장 검거 작전을 벌이고 있는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지난 5월 16일 유 회장에게 소환을 통보했으나 불응하자 별도 대면조사 없이 바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유 회장이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도 나오지 않자 인천지법은 같은 달 22일 이례적으로 유효기간이 두 달인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검찰은 검거반을 편성해 유 회장을 추적해 왔다.

 검찰은 5월 24일께 순천 송치재휴게소 인근 별장 ‘숲속의 추억’에 유 회장의 것으로 추정되는 체액을 발견한 바 있다. 그러나 유 회장은 이후 두 달 넘게 종적을 감춘 상태였다. 검찰은 21일 유 회장의 구속영장을 반납한 뒤 유효기간 6개월의 구속영장을 재발부받았다.

정강현·채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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