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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발전 공약의 재확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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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최규하대통령은 27일 자기가 취임사와 연두기자회견에서 밝힌 정치일정은 국민에 대한 공약으로서 이를 반드시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같은 날 신현확국무총리도 정부의 정치발전공약은 여하한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지켜질 것이라고 강조하고 평화적인 정부이양의 전통을 확립해야한다고 말했다.
특히 신총리는 정치문제에 관한 항간의 풍설을 믿지 말라고 말해 일부 세간의 추측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정치발전문제에 관해 정부수뇌들이 이처럼 분명하게 기존방침을 재확인한 것은 과도기를 관리하는 정부 자신의 신뢰를 높이는 일일뿐 아니라 정국의 안정을 위해서도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신총리의 말처럼 그동안 항간에는 정치발전의 장래에 대해 조심스런 악관론으로부터 극단적인 비관논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추측·취측이 무성했던 것이 사실이고 그것이 정국의 분위기에도 도움이 안된 것은 뻔한 일이었다.따라서 이런 항설을 일소할 정부의 책임있는 입장천명이 아쉬었던 차에 최대통령과 신총리가 기존공약을 재확인한 것은 시의적절한 일이라 볼 수 있다.
더욱이 최근 정국의 분위기가 복권과 일달의 정치행사등으로 인해 청치발언이 잦아지는등 차차 고조되는듯한 느낌도 있는만큼 정부가 이런때 정치발전의 윤곽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한 것은 정치일정을 둘러싸고 재연될지도 모를 불필요한 논의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을 것 같다.
최대통령과 신총리가 다같이 정치발전의 졸속가능성을 천계한 것도 복권을 계기로 한 정국분위기의 고조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아닌게 아니라 최근 정계일각에서는 아직 새 헌법의 기틀도 잡히지 않은터에 그 헌법하의 대통령후보 경쟁이나 예비선거운동이 벌어지는 듯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들린다.
우선 민주화의 원만한 추진과 실현에 총력을 다하고 그 결실로 온국민의 축복속에 새 헌법이 탄생된 뒤에야 선거운동이 벌어지는게 순서일 것이다.정치현실상 지금부터 경쟁에 대비하는 노력이 불가피하기도 하겠지만 이 시기의 정치명분은 어디까지나 어떻게하면 민주발전을 더 촉진시킬 수 있는가하는 명제여야한다는 사실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정치일정에 관한 정부의 공약이란 『현실적으로 가능한 가장 빠른 기간내에 개헌을 이룩하고 선거를 실시하는것』이며, 최대통령은 작년12월21일 취임사에서 개헌에 필요한 기간을「1년쯤」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로 미루어 정부의 「스케줄」은 연내에 개헌을 끝내고 명춘전후하여 선거를 실시하는 것으로 짐작됐던 것이다.
이번에 최대통령과 신총리가 다짐한 공약준수도 이「스케줄」의 재확인인셈인데 차제에 우리는 정부가 헌법연구반의 설치·운용등 그동안의 추진 실적을 토대로하여 보다 구체적인 일정을 작성해 공표해 주기를 바라고싶다.
내외여건의 유동성도 있겠지만, 개헌안은 언제쯤 발계하고, 국민투표는 언제까지 실시하며 선거는 늦어도 언제까지는 실시할 예정이라는 정도나마 밝힐 때가 됐다고 본다. 정치일정이 아직도 막연하게「짐작」되는 상태로 있어서는 곤란하다.
최대통령이 공약준수를 다짐하면서 아울러 경제난등 당면 난국을 극복할 자신이 있다고 말한 것은 어려운 생계를 꾸려가는 국민들에게 일말의 희망을 제시한 것으로 보고싶다.뭔가 낙관적인 근거위에서 최대통령이 이런 자신감을 보였다고 믿으면서 정부가 안정과 화합을 바탕으로 정치발전과 난국극복에 최선을 다해주기를 거듭 바란다.

<봄철의 도범 단속>
내무부는 3월 한달동안을 봄철도범특별단속기간으로 정하고 정사복·기동대원등 경찰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서 범죄예방과 검거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다.
경찰의 이같은 방침은 봄철이 되면 각 가정에서 나들이등으로 자주 집을 비우게되고 청소년들의 유흥비조달을 위한 범죄유혹이 심해져 빈집털이 절도,관광객을 상대로 한 치기배,차량절도들 계절적범죄가 늘어날 것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도범과 치기배를 뿌리뽑겠다는 경찰의 다짐이 훌륭히 실천되어 밝고 명랑한 사회분위기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민주경찰로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게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내무부집계에 의하면 지난 1월 한달동안 전국에서 7천4백76건의 도범이 발생,이중 61·9%인 4천6백35건(4천8백50명)이 검거되었다한다.이것만으로도 놀라운 범죄발생을 기록한 것이지만,경찰이 정식입건하지 않은 도범사건까지 치면 이보다 몇 배 많을 것이라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근년들어 범죄수법이 날로 광역화,흉포화되어 함부로 인명을 살상하는 강력사건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음은 매우 우려되는 현상이다.특히 현역범의 반이상이 10대청소년들로,죄의식을 거의 느끼지 않는 가운데 장소·시간·상대방은 가리지 않고 거의 즉흥적으로 범행을 저지르는데서 문제는 한결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가뜩이나 인력과 장비부족으로 큼직한 강력사건을 해결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경찰에 대해 도범사건에 대해서도 똑같은 비중으로 취급해 주기를 바랄 수는 없는 일임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조그마한 사건,사회적 이목을 덜 끄는 사건이라 해서 경찰이 이를 소홀히 다루거나 신고조차 귀찮아 하는 일이 없어야함은 물론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사회의 안녕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경찰의 기본임무라는 이유에서 뿐 아니라 도둑질이 각종범죄의 가장 초보적인 것이기때문에 하찮게 취급되어서는 안된다. 바늘도둑이 소도둑된다는 속담을 인용할 것도 없이 범죄인들의 대다수가 단순절도에서부터 범죄의 나락에 빠져들고 개중에는 순간적으로 흉악범으로 돌변,귀중한 인명을 해치는 경우까지 생긴다는 것을 우리는 수없이 보아 왔다. 그런 점에서 범죄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선해서 도범단속부터 철저히 해야 하는 것이다.
단속기간동안 경찰은 도시변두리,신흥주택가,상가 등 우범지역에 대한 형사기동순찰을 강화하고 불심검문을 통한 우범자 및 흉기소지자 착출에도 힘쓸 것이라고 하는바 이같은 도범단속은 일정기간동안 드러내놓고 하기보다는 가능하다면 일년내내 알게 모르게 시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금년봄은 예년과는 달리 우리의 정치발전과도 관련해서 매우 중요한 시기다.경찰은 이러한 시대적 상황을 잘 살펴서 과잉단속이라든지 인권유린이라든지 하는 잡음이 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한다고 본다.
아무리 경찰력이 총동원된다해도 도범방지는 경찰의 힘만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국민들 또한 경찰의 단속에 적극 협조해서 도범없는 명랑한 사회건설에 나름대로 일역을 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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