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즈 바레시누시(67·사진)는 1983년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인면역결핍바이러스)를 발견한 공로로 2008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면역학자 겸 바이러스학자다. 과학자로서의 업적은 물론 에이즈 퇴치를 위한 사회운동가로서도 유명한 그를 린다우에서 만났다.
에이즈바이러스(HIV) 첫 규명 프랑수아즈 바레시누시
-그동안 많은 연구와 약물 개발로 이제 에이즈는 만성병으로 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HIV감염자도 에이즈로 이어지지 않고 삶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에이즈는 이제 거의 정복된 것인가.
“그렇다. HIV감염이나 에이즈는 이제 치명적인 질병이 아니라 평생 안고 살아가는 만성병의 하나가 됐다. 유엔은 지난 10년 간 에이즈 신규 발병이 이전의 3분의 1로 줄었으며 2030년까지는 완전 퇴치의 희망이 보인다고 보고했다. 과학자, 그리고 사회적 편견과 싸워 온 사회운동가가 힘을 합치면서 가능해졌다고 본다.”
-이제 에이즈 퇴치를 위해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가.
“지금까지는 여러 가지 약물을 동시에 복용해 HIV에 감염되더라도 에이즈가 발병되지 않도록 돕는 방식으로 에이즈를 줄여 왔다. 앞으로는 에이즈를 백신으로 미리 막는 게 중요하다. 전 세계를 돌며 이를 강조하고 있다. 질병은 과학의 힘에다 사회적·제도적·정치적 노력이 보태져야 극복할 수 있다. 최근 에이즈가 거의 정복될 것 같으니까 백신 접종에 대한 투자가 줄고 있는데 환자는 언제라도 다시 늘 수 있다.”
-그 근거는 무엇인가.
“바이러스는 쉽게 돌연변이를 일으켜 기존의 약에 얼마든지 내성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 유전자가 변이된 돌연변이 HIV에 감염된 환자가 주변 사람에게 이를 전파해 나가면 기존 약물로는 통제가 힘들다. 자칫 방심하면 과거처럼 에이즈가 다시 창궐할 수 있다. 끊임없이 HIV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면서 새로운 약물을 계속 개발해야 하는 이유다. 내성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에이즈 정복은 힘들다.”
-2012년부터 국제에이즈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어떤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나.
“에이즈를 퇴치하려면 과학적 연구와 함께 사회적 활동이 제대로 결합돼야 한다. HIV 감염자나 에이즈 환자가 인간적인 삶을 누리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