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기슭에 전통「남화」가 뿌리를 내린다|의재 허백련 화풍잇는|연진회미술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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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남화의 대가 의재 허백련화백의 화풍을 잇는다」-.
광주시 동구 소태동751 무등산 기슭에 자리한 연진회미술원(원장 구철 념·76)에는 전통남종화를 배우기위해 전국각지에서 미술학도들이 찾아와 수련에 여념이 없다.
이미술원은 의재 허백련화백의 제자인 연진회회원 50명이 의재를 기리고 그의 전통남화화풍을 널리 보급하기위해 3년전인 77년 2월20일 설립했다.

<의재제자 12명이 가르쳐>
연진회는 77년 작고한 의재가 일제말기 한때 일본의 문전영향에의해 전통산수가 퇴색하고 있는 것을 통탄하고 1939년 남종고를 정립, 토착화하고 후진을 양성하기위해 회원12명으로 창설한 모임.
이때문에 이 미술원의 강사진도 근원 구철우, 포재 문장호, 금봉 박행보, 선설 이상재등 의재 제자12명이 맡고있다.
원생은 취미생활 위주의 보통과(수업연한1년)와 전문과(수업연한 2년이상)로 구분, 각파 60명씩 모두 1백20명.
요즈음은 기숙사가 크게 비좁아 미술원 부근에 방을 얻어 공부하고 있는 사람도 많다.
보통과는 매화등 기초사군자외에 의재가 즐겨 그렸던 솔·모란·파초·포도·목련등 10군자의 묵화와 서예를 익히도록하고 습자로 필력연마에 주력하며 기초한문·국사·국어등 교양과목도 가르치고있다.
전문과는 사군자와 서예·화조·산수등 차원높은 실기에 주력하고 동양미술사·봉양사·한문·국어등 교양과목도 아울러 가르치고 있다.,

<전국서 모인 원생 백20명>
남화는 색깔이 화려하지 않으면서 깊고 그윽한 맛을 풍기는 화풍으로 옛선비들이 즐겨 그려왔다.
입학자격은 보통과는 중학교졸업이상의 학력을 가진 남녀16세이상이면 되고 전문과는 이 미술원의 보통과 수료자중 능력을 인정받은 사람 또는 미술대졸업자및 대학원미술과에 재학중인 남녀학생, 도전급이상 전시회 3회이상 출품한 경력자등으로 매우 엄격하다.
미술원 기숙사에 있는 강명신양(30·이화대졸업)과 한기희양(30·홍익대동양화과졸업)등은 『미술원에서 공부하기전은 남화가 고리타분하고 시대에 뒤떨어진것으로 알았는데 2년동안 배우고보니 그윽한 맛이 l백년은 앞서는듯 하며 무엇보다도 정신적 여유에 큰 호감이 간다』고 말했다.
의재화백의 맏아들이자 미술원 이사장인 허광득씨(57)는 『아버지의 남화를 보다 체계있게 발전시키기위해 앞으로 전문미술학교로 승격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주=김국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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