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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의 大器, 조한승 6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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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제37기 왕위전 본선리그 제2국
[제1보 (1~22)]
白·趙漢乘 6단 | 黑·柳才馨 6단

조한승6단은 1982년 11월 서울생. 이세돌6단과 입단 동기생이다. 두 사람은 친구이자 불꽃 튀는 내심의 경쟁자인 셈인데 2000년엔 이세돌의 32연승 행진을 趙6단이 저지하기도 했다.

지난해 왕위전에선 조훈현.조한승.이세돌 3인이 동률을 이뤄 재대결 끝에 이세돌이 도전권을 차지했다. 趙6단은 2001년 신인왕전에서 우승했고 2년 연속 '최다승'을 거둔 강력한 신예다.

趙6단이 시드를 확보해 본선에 나선 것과 달리 유재형6단은 예선전을 거쳐 사상 처음 왕위전 본선무대를 밟았다.

경남 김해 출신의 26세 청년. 침착한 성품에 유려한 재능을 지녔으나 마음이 너무 좋아(치열한 승부기질이 부족해) 마지막 한겹을 벗지 못하고 있는 기재(棋才)다.

이번 예선전에선 장주주(江鑄久)9단과 목진선 6단을 꺾는 등 파죽의 5연승을 거두며 본선 티켓을 따냈다. 3월 17일 오전 10시 한국기원에서 대국이 시작됐다.

흑1부터 백4까지 네개의 소목(小目)이 놓인다. 소목은 일본 막부시대 3백년 동안 최고의 애용품이었고 70년대의 사카타(坂田).린하이펑(林海峰)시대까지만 해도 절대적인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80년대 후반부터 일본의 다케미야 마시키(武宮正樹)와 한국의 이창호에 의해 화점이 크게 유행하면서 소목은 거의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그러나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인가.올해부터 이세돌6단 등 소장파들의 애호를 받으며 소목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백6은 느리지만 전국을 관조하는 차분한 수. 전에 '참고도1'과 같이 서로 걸쳐 12로 절단하는 포진이 한때를 풍미하기도 했지만 역시 급전은 백에 해롭다는 게 정설이다.

13의 옆구리붙임이 柳6단의 초반 취향. 이 한수로 바둑의 골격이 크게 변했다.'참고도2'처럼 벌리면 보통이지만 A를 노림받는 것을 꺼렸다. 17로도 그냥 늘면 백도 이어 평화가 찾아온다. 그러나 기세로 17 젖혔고 백도 끊어 대변화가 일어났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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