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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자금 융자액 너무 적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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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무주택서민들의 내집 마련을 돕는다는 주택자금융자제도가 점점 유명무실해져 가고 있다. 주택건축비의 상승에 마라 해마다 주택 값이 올라가는데도 융자액은 제자리에 멈춰 실제로 별 혜택을 못 주고 있는 것이다. 25일 건설부에 마르면 정부는 25평 이하의 국민주택에만 지원되는 주택자금융자규모를 올해 2천5백억원으로 책정하고 이 자금을 주택은행을 통해 가구당 2백만∼5백50만원씩 선별 융자할 방침이다.
이 융자지원대상은 단독·연립·공동주택을 모두 포함하여 올해는 특히 18평형 이하 소규모주택에 집중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융자한도는 엄청나게 오른 집 값에 비해선 턱도 없는 것으로서 집 사는덴 별 도움이 안 된다.
현재 신축 아파트의 평당분양가격은 80만∼90만원 선인데 원가인상 등을 이유로 곧 1백만원 선으로 올릴 움직임으로 있어 주택자금 융자로는 아파트 3평을 사기 어려운 실정이다.
78년 주택값이 크게 오르기 전만 해도 주택자금의 융자액이 집 값의 3분의 1가량 되었으므로 내집 마련을 위한 금융지원은 옛날보다 오히려 후퇴한 셈이다.
게다가 국민·민영주택자금 대출금리도 1·12조치 이후 작년의 연16·5%(1년 거치, 19년 분할상환)로 오른 형편이다.
정부는 주택자금 지원을 77년에 7백50억원, 78년 1천2백억원, 79년에 1천9백42억원 등으로 매년 규모를 확대해 왔지만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도 무주택서민들의 주택난 해소에 쓰도록 되어있는 주택은행의 주택자금이 다른 명목으로 크게 전용되는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73년 제정된 주자건설촉진법과 주택은행법에 따르면 주택은행이 조성한 주택자금은 서민주택 건설자금으로만 활용토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73년부터 78년까지 6년 동안 주택은행이 자체 조성한 주택자금 6천1백27원 중 주택건설지원자금으로 나간 것은 평균 54·6%에 불과하고 나머지 자금 45·4%는 다른 곳에 전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중 주택자금 전용상황을 보면 75년 15·1%, 76년 23·6%, 77년 53·5%, 78년 56·3%로 해를 거듭할수록 주택자금이 본래의 목적에 사용된 비중이 낮아졌다.
이와 같은 사정은 79년에도 계속, 주택은행이 지난해 주택부금· 국민주택채권·주택복권· 대출금회수 등으로 조달한 주택자금 3천4백27억원 가운데 국민·민영주택건설에 지원된 자금은 전체의 56·7%뿐이고 나머지 43·3%인 1천4백85억원은 역시 다른 명목으로 전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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