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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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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79년의 미술계는 근래에 보기 드문 침체를 보였다. 국제전 출품을 둘러싼 논쟁·위작사건·예술인 소득세부과문제로 소란하기도 했다.
비교적 규모가 큰 화랑에서조차 예정했던 기획전을 대부분 취소했으며 화가들 중에는 「고소득 화가」로서의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초대전에 응하지 않는 예도 있었다.
관 주도하의 국전이 문예진흥원으로 이관된 것, 새 문예진흥원 미술회관의 개관, 또 올해 처음 시도됐던 근대미술경매전 등은 발전을 위한 조짐으로 간주할 수 있다.
국전이나 민전에서 조각분야가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으며 현대미술 또한 활기를 띠었던 분야였다. 문예진흥원 미술회관은 개관기념 전 「오늘의 방법Ⅰ전」을 통해 해방 이후 오늘의 현대미술을 점검했으며 「4인(김창열·이우환·박서보·윤형근)의 방법 전」「워크·언·페이퍼 전」대구현대미술제가 같은 무렵 열려 현대미술에 대한 일반의 관심을 끌어 들였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미술단체초대전·실경산수화 전, 그리고 유영국·박성환 초대전을 열었다. 서양화가 유영국씨의 개인전은 이렇다할 전시회가 드문 올 화단의 수확으로 꼽을 수가 있다. 30년대 이후 제작된 1백여 점의 대작들을 통해 유씨는 시대의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세계를 가다듬어온 뚜렷한 작가의식을 보여주었다.
「파리」에서 활약하던 남관·김창열·문신씨의 귀국전도 관심을 끌었던 전시회이다.
재미 서양화가 김흥수씨도 10여 년만의 귀국 전에서 「누드」화가로서의 위치를 다졌다. 천경자씨의 개인전 때는 전시장 바깥까지 관람객이 줄을 이어 화제를 모았다. 조각가 엄태정씨는 40대에 첫 개인전을 열어 정진해온 작품세계를 보여 주었다.
젊은 화가들 중에는 서양화가 이상국씨 개인전이 두드러졌으며 관훈 미술관은 「신예작가 12인(강하진·김경인·김용익·김홍주·박충흠·변종곤·오경환·우제길·유영교·이두식·이상국·이윤희)전」을 개관 기념전으로 마련했다.
올해 국내에서 열렸던 해외미술전은 『「네덜란드」명화전』『「프랑스」미술3백년전』등이며 판화가 황규백 오세영, 서양화가 안옥선 이우환씨가 국제 전에서 수상했다. 한편 이당 김은호 화백을 비롯, 서양화가 손응성 주경 박항섭씨 등이 올해 타계해 화단에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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