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과 화교와군과…(하)|자카르타통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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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인도네시아」에서의 대통령선출은 우리나라 유신헌법절차에 따른 대통령선출과 유사해 눈길을 끈다.
서구식 민주주의는 「인도네시아」풍토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채택된 것이「판치실라」 민주주의-. 이른바 한국적 민주주의란 말과 통한다고 할까? 「인도네시아」 대통령선출방식은 72년 유신헌법제정과정에서「모델」로 원용이 됐다는 말을 들을 정도다.
우선 대통령 선출은 직선이 아닌 「국민협의회」에 의한 간선제.
협의회 기능이 통일주체국민회의와 비슷하다. 의원 정수는 9백20명. 절반인 4백60석은 국회의원이 겸임하고 있고 나머지가▲지역별선거 (1백35)) ▲각정당 득표에 따른배정 (1백18)▲군부및 직능대표 (2백7) 다.
이들의 임기는 대통령임기와 같은 5년 (개회는 최소한 5년에 1회).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실질적 입법권은 국회가 갖고 있는 것이 특색.
그러나 국회는 우리나라 유정회제도와 흡사하게 4백60석 가운데 l백석을 대통령이 임명하며 (3백60석은 정당별 비례대표제선거) 이 1백명중 75명이 군부다.
여당은 이른바「골카르」(직능「그룹」). 직선의원2백57명을 갖고있는「골카르」는 흔히 2차대전전일본에서 있었던 대정익찬회와 비슷하다는 말을듣고있다.
의석분포는 이때문에 대통령지지세력이 3분의2(3백57명) 를 넘어서 77%를 점령하고 있다.
○…군부는 행정부에서도 실권을 장악하고 있어 국토방위와 정치안정기여라는 이른바 「군의 2중 사명」이 실현되고 있다.
중앙관서를 둘러봐도 현역군장성이 일부 각료직을 맡고있고 정부부처의 국장급은 3분의1, 전국27개 주지사·부지사의 거의 전원이 육·해·공군의 현역, 예비역장군·제독· 영관급 고급군인이 점하고 있으며 면단위도 군이 침투해있는 실정. 가히「군인천국」이라고 말할수 있다.
「군의 이중 사명」은 3천여 섬에(무인도포함하면 1만3천개도서) 3백여 종족이 혼거해 있는 특수사정, 종족단위의 저항과 독립운동, 공산주의자와 반공산주의자간의 유혈투쟁등이 그 원인으로 꼽혀지고 있다. 그러나 군부안에서도 방위임무에 전념하고 있는 순수군인들의 불만이 있으며 일부오직이 군의권력남용, 이권획득과 연결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족도 있다. 군사단이 직할 기업체를갖고 있는것도 「인도네시아」에서만 볼 수 있는 특수현상.
국군의 최정예부대로 유명한 서부「자와」반도의「시리왕기」사단은 직할기업체로 비행기의 국산조립, 농기구제조, 자동차조립, 토목건설, 심지어 부동산업도하고, 「호텔」, 주식회사 「프로페라토」를 경영하고 있다. 동「자와」의 「부라위자야」사단도 도로건설, 철골「메이커」등을 가진 「컨글로머리트」의 대주주.
중앙에서는 국군전체가 지주회사를 만들어 산하에 유력기업 20개사를 갖고 있다. 육군뿐만 아니라 해·공·경찰도 각기 독자적인 재단을 갖고있다.
군부의 기업활동은 군인의 낮은 월급이 그 원인이라는것. 소장 「클래스」에 대한 국가급여가 약 16만원 (13만3천 「루피아」)이라니까….
○…한국에선 서정쇄신을 위한 기구로 대통령직속「사정보좌관」실이 71년 선거이후 설치됐으나 오직·부패를 추방하기 위한 오직추방·부정적발본부 (질서화작전=OPSTIB)가 「인도네시아」에서 발족한 것은 77년7월.
78년에는 「자카르타」 시북부 고급「뉴타운」개발계획을 독점한 민간부동산회사가 택지조성 예산을 처음보다 10배나 더 획득해 내 주택건설후의 지상권을 위조해 자기소유로 전환, 은행으로부터 거액대출까지 받은 1백90억원대의 최대오직사건을 적발해내기도 했다는것.
「벤츠」자동차가 「키」만 봉투에 넣어진채 뇌물로 주어진다든가, 입찰에서 2, 3위로 떨어진 업자가 뇌물을 주고 역전을 시킨다거나, 밀수에 공군수송기가 이용되는 일이 있다는등 오직과관련된 말들은 꼬리가 끊이지 앉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인도네시아」에서 밀수단속을 하면「싱가포르」의 매상이 3분의1로 준다는 말이 나돌정도니까 밀수규모나 또 3천개의섬을 상대로한 밀수단속이 얼마나 힘들것인가 하는것을 짐작할수 있다.
○…『「네널란드」식민지생활 3백50년보다도 일본통치 3년이 더 혹독했다』는 말은「인도네시아」인들이 흔히 내뱉는 말이다.
일본인에 대한 증악심이 크다고 할까? 그러나 「인도네시아」에 상륙해 있는 오늘의 일본세는 강하다. 78년7월현재 일본민간인 투자액은 미국에 이은 2위로 33억「달러」나되고 한국인체류자 1천명에 비해 일본인거류자는 1백배인 10만명선.
일본대사관에도 있는 일본어학원이 40여곳이나 돼 일본어수학인구는 2만명이 넘는다. 「인도네시아」석탄개발을 둘러싸고 「스미또모」 (주우)와「닛쇼오이와이」(일상암정)가 격돌하는가하면 「수마트라」에는 수력발전, 「알루미늄」생산공장등이 들어서는 10억「달러」짜리 「이사한·프로젝트」가 추진돼 자원개발과 배분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
한국의 대 「인도네시아」수출액은 고작해야 1억「달러」선(일본은 20억「달러」). 투자실적은 모두2천5백만「달러」로▲산림개발 (5개회사) ▲식품공업(1개회사)을 비롯해「시멘트」· 섬유·제약·고속도로건설·부동산등에 이르고 있으나 일본과 비교하면「보따리」장수식 투자에 불과하다.
원유도입은 정부간「베이스」로 하루2만「배럴」. 도입량을 더늘리고 물운을 확보하기위해 추진했던 한국-「인드네시아」정유공장건설은 7억「달러」가 드는데 비해 경제성이 문제돼 추진이 중단되고 있다고한다. 『자원의 보고』 「인도네시아」로 진출하는 한국의 전도는 처져있기도 하지만 밝지를 않다 <심상기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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