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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직전의 「이란」사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호메이니」옹이 미국인 인질들을 간첩죄로 재판할 것이라고 호언하는 가운데 「카터」미국 대통령은 인질구출을위해 『평화적 해결 이외의 방법』 을 행동화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방법이 무엇이냐에 대해 「카터」 대통령은 『「유엔」헌장에 다른 자위조치』라 설명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그것이 무력시위·해상봉쇄·일부지역 폭격 또는 전면전중 어느 것이 될지는 분명치 않다.
그러나 어쨌든 미국은 이제 모든 외교적 해결방법이 수포로 돌아갈 경우엔 무력행사도 불사하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한 셈이고 그 전초적인 조치로 항모「키티·호크」호를 인도양으로 급파했다.
이를 계기로 미-「이란」간의 대결은 단순한 「팔레비」송환문제와 인질문제를 떠나 보다 포괄적인 세계문제로 「에스컬레이트」 하게 되었다.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충돌은「이란」 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페르시아」만 안의 모든 산유국들과 석유수송로가 잠재하고 있는 각종 위험요소들을 일시에 폭발시킬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란」 사태의 악화와 때를 같이해「아랍」 강경파 제국의 석유무기학「갬페인」 도 갑자기 거세어졌고, 「사우디아라비아」 와 「파키스탄」의 회교도들도 「이란」과 비슷한 반미인질극을벌여 중동 전체가 마치 반미냐 친미냐의 일대 결판을 준비하고 있는 것같은 인상이다.
이 격렬한 폭풍전야에서 우리는 이번 사태가 중동·「페르시아」만의 유전전쟁 또는 그 이상의 전략적인 대전으로 비화하지 않기를 희망하면서 미국의 중동에 대한 외교정책이 그동안 너무 단선적이 아니었나 되돌아 보게 된다.
미국은「이란」 에 대한 청책에 있어「팔레비」에 대한 일방적 지지로 시종했고, 「모사데크」 실각전이나 후를 막론하고 「이란」 인의 민족주의 감정에 대해선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이러한 편면성은 「이란」뿐 아니라「아랍」의 여타 거주국이나 토후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 왕제후의 상황에 대해 별다른 효과적대안을 준비하고 있지 않았던것 같다.
그 결과 미국은 왕제봉괴 이후의「이란」이 보복적인 반미노선과 석유무기학정책을.행동화한다해도 이렇다할 외교적 조정능력을 발휘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이러한 궁색한 상태에서 미국의 친「팔레비」인사들은 가뜩이나「이란」인의 평판이 좋지않은「팔레비」전왕을 도대체 무슨 필요가 있어서 미국에 불러들었는지, 그리고「호메이니」 옹은 아무리 보복감정이 깊다해도 외교관을 인질로 잡는 것이 어떻게 통용될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다만한심할 따름이다.
그러나 경위야 어떻게 되었든 이제 시급한 사항은 「이란」이나 기타 중동국들의 그 어느 당사자에게도 이롭지 못한 대규모 전쟁을 어떻게 방지할수 있느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란」 회교정부는 인질재판이란 비이성적이고 반국제법적인 행위만은 절대로 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한편「키티·호크」호의 인도양 항진은 미국의 이른바「스윙」전략의 구체적인 표현이라 보여지기 때문에 그로인해 초래될 동「아시아」와 서태평양 미군사력의 약화를 미국은 과연 어떤 방법으로 보호하려하는 것인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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