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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 중시 경영… 영업이익 두배 초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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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효율성과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데 주력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직원들의 노력으로 얻은 성과인 만큼 의미있게 사용할 방법을 궁리하고 있습니다."

법정관리 중인 ㈜나산 관리인 백영배(白榮培.58.사진) 사장. 그는 지난 11일 서울지방법원 파산부(수석부장판사 변동걸)로부터 3천만원의 특별보수를 받은 공을 모두 임직원들에게 돌렸다. 4년째 나산을 맡고 있는 백 사장은 지난해에도 충실히 경영한 점을 인정받아 같은 액수의 특별 보수를 받았다.

특별 보수를 받은 법정관리 기업 관리인은 백 사장 외에 대한통운.일신석재 관리인 등 9명. 그러나 최고액인 3천만원을 받은 것은 백 사장이 유일하다. 백 사장은 지난해 받은 3천만원으로 3백60여명의 직원들에게 '파이팅 나산'이란 글이 새겨진 한돈 반짜리 순금 메달을 선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1990년대 조이너스.꼼빠니아 브랜드로 패션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던 패션업체 나산은 1998년 부도를 내고 1999년 1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창업주가 무리하게 건설업과 백화점업으로 사업 영업을 넓히는 과정에서 외환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그러나 그해 6월 관리인으로 선임된 백 사장을 중심으로 부도의 아픔을 딛고 정상화의 길로 들어섰다.

지난해 1천7백70억원의 매출과 4백1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부채비율을 2백44%로 낮췄다.

영업이익 규모는 정리계획에 명시된 1백83억원을 두배 이상 초과한 수준이다.

백 사장은 수수료가 높은 백화점보다 전문매장 중심으로 유통망을 확장하고 전국 대리점을 직접 돌아보는 현장중심 경영으로 이같은 경영성과를 얻었다.

또 외형성장보다 만든 옷의 80%를 해당 시즌에 판매하는 재고 최소화로 수익성을 높였다. 메이폴.트루젠 등 신규 브랜드의 순조로운 성장도 실적 향상에 일조했다.

백 사장은 "이라크 전쟁, 북핵 위기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올 상반기에는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으나 사업부별 인센티브제 등을 통해 영업을 강화, 매출과 수익을 지난해보다 각각 15% 정도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1945년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난 백 사장은 연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1967년 효성그룹에 입사한 후 30여년간 그룹 종합조정실장과 동양나일론 대표이사 사장, 효성물산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나산은 오는 2008년 법정관리에서 벗어날 예정이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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