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문화재 복원 지원하면 남북 신뢰회복에 큰 도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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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훼손된 문화재와 유적지 복원을 지원하는 방안도 신뢰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독일도 북한에서 유적지 복원 사업을 벌이며 큰 성과를 냈다.” 남북관계에 대한 토마스 셰퍼 주북한 독일 대사의 조언이다. 10일 서울 이화여대(김선욱 총장)에서 열린 제13차 한독포럼에서다.

이날 포럼에는 양국 국회의원·외교관·교수·기업인 등 주요 인사 70여 명이 참석해 남북통일과 한·독 양국 협력 증진 등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하르트무트 코쉬크 독한포럼 대표는 “개성공단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개성공단은 보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며 “개성공단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북한 주민들이 남북 신뢰 구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남북한 신뢰 회복과 통일에 대한 해법도 제시됐다. 베른하르트 젤리거 한스자이델재단 한국 사무소장은 “신뢰는 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며 만들어가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한국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디어크 힐베르트 독일 드레스덴시 제1부시장은 “독일 관점에서 봤을 때 한반도 상황은 줄곧 감정적이고 긴장된 모습이었다. 협력을 모색하는 외교 노력도 마치 면도날 위에서 춤추듯 위태롭게 보였다.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인내심·냉정함·헌신·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냉각된 한·일 관계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학술교육재단인 콘라트 아데나워재단의 노르베르트 에쉬보른 한국사무소 대표는 “일본의 죄를 용서해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도 언젠가 끝난다. 현 상황이 고착되기 전에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독 관계 협력 증진을 위한 제안도 잇따랐다. 코쉬크 대표는 한국의 정보기술(IT) 분야의 강점을 높이 평가하며 한국으로부터 배울 점 중 하나라고 꼽았다. 그는 “고속열차에서 와이파이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며 “독일의 경우 와이파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곳저곳 찾아다녀야 하는 실정”이라고 소개했다.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은 “한국이 독일로부터 세 가지를 배울 수 있다”며 “세계 시장에서 ‘히든 챔피언(강소기업)’이 될 수 있는 중소기업 육성, 지속 가능한 복지국가 건설, 독일 통일의 경험 등”이라고 강조했다.

특별취재단=한경환·최익재·강정현·홍주희·정원엽·구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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