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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지문 결제, 이르면 내년 초에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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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글로벌 생체인식기술 전문기업 시냅틱스를 이끌고 있는 릭 버그먼 회장. [강정현 기자]

이르면 내년 초, 우리나라에서도 단 한번의 지문 인식만으로 모바일 결제가 가능한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스마트폰·태블릿 PC 등 모바일 기기로 물건을 살 때 거쳐야만 했던 공인인증서 등의 복잡한 과정 없이도 손가락만 갖다 대면 결제가 끝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글로벌 생체인식기술 전문기업 ‘시냅틱스’의 릭 버그먼 회장(50)은 지난 9일 중앙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빠르면 2015년, 늦어도 2016년까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공통으로 손가락을 한 번 문질러 쇼핑부터 인터넷 뱅킹, 공과금 납부까지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과도기 상태에 있는 지문 인식 결제 생태계가 곧 완성된다는 뜻이다. 시냅틱스는 스마트폰 갤럭시 S5의 지문 인식 장치를 비롯해 아마존 ‘킨들 파이어’, 레노보·휴렛패커드(HP)의 노트북 등에 터치패드·터치스크린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버그먼 회장은 이날 오전에 입국해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을 들른 다음, 본지가 주최하는 ‘미래전략 콘퍼런스’ 기조 연설자로 참석했다.

 현재 시냅틱스는 전자상거래 업체 ‘페이팔’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비자 등 금융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삼성·LG 등 정보기술(IT) 업체들까지 총망라한 ‘파이도 얼라이언스(FIDO·생체인식 인증 국제협의회)’를 창설해 이 단체를 주도적으로 이끌고있다. 지문 등 생체 인식 시장의 저변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목적이다. 버그먼 회장은 “지문 등 생체 인식의 미래는 단순히 보안성 강화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한 모바일 결제 시장의 확산에 있다”며 “파이도 얼라이언스 참가 업체들이 모두 협력해 제작한 지문 인식 애플리케이션(앱)이 탑재된 스마트폰이 올 하반기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자·마스터 등 글로벌 카드사와 페이팔·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거대 금융기업의 결제 네트워크가 앱 하나에 모두 들어오는 셈이다. 그는 “소비자들이 앱을 접할 수 있는 내년 초쯤부터 지문 인식을 통한 모바일 결제 시장이 지금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까지는 지문 인식 기술을 탑재한 갤럭시S5의 경우에도 미국에서나 사용 가능한 결제 서비스인 페이팔을 이용해야 모바일 결제가 가능할 정도로 모바일 지문 인식 결제가 제한적으로 적용됐다.

 버그먼 회장은 지문인식 결제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한국 일각에서 지문인식의 안전성 여부에 대해 걱정하고 있지만, 사실 지문인식 결제는 기존에 있는 어떤 결제 수단보다 안전하다”며 “깨끗하고 온전한 상태의 지문 뿐만 아니라 해당 지문이 입력된 기기도 동시에 훔쳐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밀 번호를 훔치는 경우와 비교해보면, 시간과 비용이 몇 배는 더 많이 든다는 뜻이다.

 또 그는 지문인식 기술이 조만간 웨어러블 기기(입는 컴퓨터)에도 탑재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버그먼 회장은 “내년쯤 지문인식 기능이 탑재된 웨어러블 기기와 해당 솔루션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는 지문을 화면에 문질러서 인식시키는 ‘스와이프’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보다 작은 범위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에어리어(누름)’ 기술에도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버그먼 회장에게 ‘터치 스크린’의 미래 발전상에 대해서 물었다. 그는 “플렉시블(휘는) 디스플레이에 터치 기술을 적용하는 것도 디스플레이 제조사인 삼성·LG·재팬디스플레이(JDI) 등과 검토 중”이라며 “곡면 TV 같이 곡률 정도가 비교적 큰(조금 휘어진) 디스플레이에 터치 기술을 넣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지만 자유자재로 휘어지는 디스플레이에 적용하는 것은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좀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글=김영민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시냅틱스=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 본사를 둔 생체인식 기술 분야의 글로벌 선두 기업이다. 노트북·태블릿PC·스마트폰에 쓰이는 터치 기술과 지문 인식 기술을 개발·공급한다. 삼성전자의 최신형 스마트폰 갤럭시S5와 최신형 태블릿 ‘갤럭시 탭S’에도 시냅틱스의 지문 인식 기술이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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