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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부족한 선발 김병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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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지난 10일(한국시간) LA 다저스전에서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사진)은 1-3으로 뒤진 3회말 1사 2루에서 1회 2점홈런을 때린 다저스의 주포 숀 그린과 맞섰다. 볼카운트 2-3에서 포수가 마운드에 올라와 1루가 비었으니 걸리자는 벤치의 사인을 전했다. 그러나 김병현은 정면승부를 택했고, 우전 적시타를 맞았다.

▶2001년 8월 13일 그레그 매덕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보비 콕스 감독의 지시로 고의사구를 냈다. 당시 매덕스는 72와3분의1이닝 동안 단 한차례도 볼넷을 내주지 않은 상태였다. '제구력의 마술사' 매덕스에게 메이저리그 무사사구 기록(84와3분의1이닝)이 눈앞에 보이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는 "내가 감독이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김병현과 매덕스 모두 타자를 걸리라는 감독의 지시를 받았다. 한쪽은 승부했고, 한쪽은 피했다. 물론 지시를 따랐던 매덕스도 추가점을 내줘 패전투수가 됐다. 그러나 김병현은 야구도 '팀 스포츠'라는 점을 먼저 생각했어야 한다. 김병현의 지나친 자신감이 '오만'하게 비칠 경우 동료나 코칭 스태프에게 '편견'을 심어줄 수도 있다.

지난해까지 마무리로서 한 타자, 한 이닝 위주의 투구를 했던 김병현에게 올해는 새로운 도전이다. 선발투수는 전체 흐름을 주도하는 완급 조절, 주자 견제 능력, 팀플레이 등이 중요한 덕목이다.

아직까지 김병현은 힘의 안배를 생각하느라 직구 스피드도 시속 1백40㎞ 중반에 불과하다. 스피드도 떨어지고, 큰 투구폼 때문에 주자 견제도 어려운 김병현에게 원군이 돼야 할 동료를 적으로 만들어서는 곤란하다.

*** 박찬호 12일 첫승 재출격

한편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는 12일 오전 11시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한다. 뉴욕 메츠의 서재응은 13일 오전 8시5분 몬트리올 엑스포스전에 선발 등판한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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