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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는 흡혈귀가 아니다 『루마니아』서 ″영웅화〃조작|대 터키전의 독립투사로 치켜 올려|『정의의 기사』라는 정치영화도 제작|현독재체제 정당화 속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흡혈귀의 대명사처럼 되어버린 「드라귤라」 의 명예를 회복하려는 움직임이「드라큘라」의 본고장인「루마니아」에서 정치적 냄새를 피우면서 서서히 일어나고 있다.
역사의 기록에 따르면 「드라큘라」는 15세기「루마니아」의「발라치아」지방에서 군림했던 포군령주 『불라트』 의 별명이다.
그는 통치기간중 2만명의 신하들을 창으로 찔러죽이고 영지안에서 발견된 모든 불구자와 방랑걸인들을 민족의 발전에 저해된다는 이유로 사형에 처했을뿐 아니라 당시의 적국인「터키」의 사신은 귀와 코를 베어 쫓았다.
이와같은 잔혹행위 때문에 후세 사람들은 『악마의 아들』 이란 뜻의 「드라큘라」라는 별명을 그에게 붙여준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의 잔학행위에관한 전설은 구전으로 내려 오다가 1896년 「아일랜드」작가 「브램·스토커」씨가『드라큘라』 라는 제목의 소설을 발간함으로써「문학」의 영역에 올라 서게 되었다.
그러나 「루마니아」 정부는 최근 「드라큘라」 를 『정의의기사』 로 묘사한 정치영화를 만들어 공개하고 동시에 공산당기관지는 그가 「루마니아」 의 독립을 위해 싸운 투사라고 격찬하는 기사를 싣고있다.
이 영화는 「드라큘라」를 소재로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만든 영화중 62번째 것이고 「드라큘라」 를 흡혈귀아닌 『위대한 통치자』 로 묘사한 첫번째 작품이다.
이에앞서 3년전에는「드라큘라」 사망 5백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거국적으로 실시한바 있다.
「드라큘라」 를 흡혈귀로 묘사한 모든 외국산 연극·영화·소설 심지어 만화까지 판금조치한「루마니아」당국은 「터키」 와 싸워 「루마니아」 의 독립을 유지해야 했던 당시의 위급한 상황에서는 잔학한 통치방법도 불가피 하지 않았겠느냐는 암시를 이 영화를 통해 선전하려하고 있다.
그러한 비유를 봉해 「루마니아」 공산당은 소련의 압력 앞에서 「루마니아」 의 자치권을 보호한다는 구실로「차우셰스쿠」 대통령이 취하고 있는 독재방법을 정당화하려 하고 있는게 아닌가고 영국의「가디언」지는 분석하고 있다.
그런 억지비유가「루마니아」 인들에게 얼마나 먹혀들고있는지는 알길이없지만「루마니아」 공산당의 의지와는 정반대로 독재자 「차우셰스쿠」 가 곧 흡혈귀 「드라큘라」 라는 인상율 섀영화가 심어수지 않으리란 보강도 없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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