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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시간의 강훈 계속|기능 한국 3연패를 노린다|「에이레」 국제 기능 올림픽 출전 33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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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한국의 기능이 세계 3연패를 노린다. 『마지막 강훈이 15일 남았습니다. 우리는 2백분의 1㎜의 오차도 없앨 각오입니다』-. 제25회 국제 기능 「올림픽」에 출전할 한국 대표단 33명의 임전 태세는 완벽하다. 이들이 합숙 훈련을 하고 있는 정수 직업 훈련원 (서울 보광동)-.「디젤·엔진」을 분해해 빠른 솜씨로 다시 조립하는 10대 소년 등 「기능 한국」을 대표하는 33명의 기능공들이 하루 10시간이 넘는 훈련을 거듭하며 섭씨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도 잊고 있다.
올해 기능 「올림픽」의 본 경기는 오는 9월10일 「에이레」의 「코크」시에서 열리며 14개국에서 2백36명의 기능공들이 참가한다.
우리 나라는 77년 「네덜란드」 대회와 지난해 부산 대회에서 종합 우승, 이번에 우승하면 3연패의 꿈을 실현하게 된다.
지금까지 기능 「올림픽」에서 3연패를 기록한 것은 일본「팀」(69∼71년 대회)뿐이다.
3연패를 겨냥한 우리 대표단은 두 차례에 걸친 선수 선발 과정을 거쳐 2단계 강화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전국 기능 대회를 통해 33개 종목에서 1, 2위 입상자 66명을 선발해 금년 1월부터 3월말까지 세 차례의 「테스트」를 거쳐 최종 대표 33명을 뽑았다.
이들은 4월11일부터 성동 기계 공고에서 1단계 훈련을 받았고 6월말부터 정수 직업 훈련원에서 「60일 최종 강훈」을하고 있는 것.
선수들은 18세가 3명, 19세가 9명, 20세가 16명, 21세가 5명으로 평균 연령은 19·7세.
선수 대표인 송승호 군 (20·금성사 근무)은 자기가 출전하는「프레스」 (금형 제조) 부문에서 예년과 같은 수준의 문제가 나온다면 제한 시간인 24시간보다 6시간 빠른 l8시간 안에 과제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했다.
부산 기계 공고 출신인 송군이 「프레스」 부문을 본격적으로 연마한 것은 불과 3년. 고교 재학 시절 전국 기능 대회에 출전했으나 입상하지 못했다. 금성사입사후 금형을 익혀 2년만에 국가대표선수가 됐다.
송군은 어려운 가정 사정 때문에 기능공이 되었다고 했다. 앞으로의 꿈은 1급 기능사를 거쳐 정밀 기계 공장을 차리는 것.
육군 병기 학교 기술 하사인 김학신 군 (19)은 군에 복무하면서 대표로 뽑혔다.
김군의 출전 종목은 타출판금.
타출판금이란 자동차 문·주전자 등을 일정한 도면에 따라 30여개의 망치로 두드려 만들어내는 경기 종목.
금오공고에서부터 기능을 인정받아 군에 입내해서도 금오공고 학훈단에 파견 근무하며 전국 기능 대회에서 1위 입상했다. 김군은 『50% 이상의 선수가 시합 도중 기권할 만큼 힘든 종목』이라면서 『그동안의 훈련으로 0·5㎜의 공차 한계를 넘어설 만큼 숙련됐다』고 했다. 대표선수로 뽑힌 기능공들은 기능을 숙련시키기까지 남다른 노력을 했다. 공고 기숙사에서 남들이 자는 시간에 몰래 실습장에 나가 실습하다 사감에게 야단도 맞았으며 기숙사의 불이 꺼진 뒤에도 이불 속에서 「플래시」를 비춰 기능 교본을 읽는 등 숨은 고생이 많았다고 했다.
금년 대회부터 요리 종목이 추가돼 이주택군 (19·서울「플라자·호텔」) 이동양인으로서는 약간 「핸디캡」이 있는 「양식 만들기」부문에 출전한다.
미용 부문에 출전하는 이용민 양 (20)은 머리카락을 1㎝쯤 들어올려 앞뒤·좌우가 균형되게 자르는 것이 자신의 특기라고 했다.
33명의 대표 중 26명이 기업체에서 현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공고에 재학중이거나 군에 복무하고 있다. 월급은 경력이 길지 않아 8만∼9만원 수준.
기능 「올림픽」한국 선수 단장 변종섭씨 (기능 「올림픽」 훈련 부장)는 77년 「네덜란드」 대회 때 기계·재료 등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어 선수들이 곤욕을 치른 경험을 살려 이번에는 각국의 훈련 상황·기술·기계·재료 정보도 많이 수집했다고 했다.
자동차 수리 부문 훈련을 위해 서독제 「폴크스바겐」「디젤·엔진」도 구입했고 「밀링」 부문에 사용되는 「스위스」제 「미크론」이란 기계가 국내에는 없어 이와 비슷한「데켈」이란 기계가 있는 국내 공장에 선수를 파견해서까지 훈련을 시켰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일본과 서독·「스위스」.
일본은 특히 중화학 부문에서, 「스위스」는 금은 세공·정밀 기계에서 실력이 뛰어나며 자유중국도 용접·가구 부문의 「다크·호스」.
이번 대회에 한국과 주최국인 「에이레」가 33개 전 종목에 출전 신청을 냈고 서독이 30개, 일본이 28개, 「스위스」가 27개 종목, 자유중국은 24개 종목에 출전한다. 한국 대표 선수단의 출국은 오는 9월5일. <임재걸· 장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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