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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자 가방이 가벼워졌다|휴대품도 실용품 위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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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해외여행자들의 가방이 가벼워지고 사치품「쇼핑」풍조가 사라져가고 있다. 이는「오일·쇼크」로 인한 소비절약「무드」가 해외여행에도 파급된 데다 세관이 해외쇼핑을 억제키 위해 통관절차를 짐 많은 여행자들에게 불편하게 바꿨기 때문이다.
31일 김포세관에 따르면 해외여행자가 들여온 물품의 유치건수는 6월중엔 하루 평균 1천여 건(물품 수 3천여 점)이었으나 7월 들어 하루평균 5백여 건(물품 수 1천5백여 점)으로 절반 가량 줄었다.
세관은 보통 물품구입 가격이 2백 달러 이상일 때 이를 보관시켜 관세를 물리는데 유치건수가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해외「쇼핑」이 감소됐음을 말한다.
지난해 1년 동안 김포세관은 7만6천2백11건을 통관, 77년의 6만2천1백 건에 비해 23%가 증가했으며 과세징수액도 77년 28억 원에서 78년 53억 원으로 늘어나는 등 해외「쇼핑」은 매년 증가 추세이었다.
특히 해외여행자들은 해외유명「패션·메이커」의 고급장식품을 비롯해,「롤렉스」금장시계·「컬러」TV·「비디오·세트」(6월1일부터 금수조치)등 고가 품을 사 가져오기 일수였으나 요즘 실용위주로 변해 생활용품 등이나 해외여행기념품 정도만 들여오고 있다.
너구나 서울 명동 등 고급양품점들이 절약풍조로 불황을 맞아 일부 해외여행자들이「쇼핑」한 물품을 유출할 곳을 잃어 사치성「쇼핑」열기가 가라앉았으며 여행자들이 대부분 3천 달러씩 바꿔가던 여비도 그 절반정도 바꿔 가는 예가 허다하다.
세관의 통관절차 변경도 쇼핑억제를 크게 유도했다.
세관이 올 들어 치한 조치는▲특수검사대 운영▲과다반입물품 간이통과제도 폐지▲해외취업자 통관특혜제도 폐지 등.
특수검사대는 내국인 검사장에「짐 많은 승객용」4군데와 외국인검사장에「특수검사대」(Express Desk) 2군데를 설치한 것으로 짐 많은 여행자에게는 불편하게, 가벼운 짐을 가진 이에게는 편리하게 이용되고 있다. 대부분「핸드·캐리어」등 적은 휴대품을 든 구미여행자들은 뒷줄에 서서 기다리는 불편을 없앤 대신 짐 많은 내국인여행자는 특별검사대에서 검사를 받아 쇼핑억제의 효과를 보게됐다.
또▲세탁기▲냉장고▲전축▲TV(컬러)는 금수)▲자전거▲「에어컨」▲기계류▲이사화물 등은 외국공항에서 반드시 따로 화물로 부치게 해 세관검사장의 혼잡을 덜게 했다.
이 경우 여행자는 항공화물로 이 물품을 부쳐야하고 귀국 후에도 공항에 다시 나가 공항 본 청사에서 4km이상 떨어진 화물「터미널」(5월말 준공)에 있는 세관수입과에 가서 정식통관절차를 밟아야하는 등 커다란 불편을 겪게된 것.
이에 따라 화물로 탁송케 한 8개 품목의 유치건수도 하루 70∼80건에서 50건으로 줄었다.
내국인 입국자의 60%(3백여 명)를 차지하는 해외취업자(주로 중동지역)의 통관특혜폐지로 이들의 반입물품이 줄어들었다.
지난 5월 16일부터 이들에게 그대로 내주던「카세트」「카메라」에 대해 구입가격 2백 달러를 넘을 경우 세금을 물리자 해외취업자들이 귀국 때 이를 휴대하는 양이 적어져 유치건수가 폐지 직후 급증했다가 요즘 들어 하루 5백여 건에서 3백여 건으로 크게 줄었다.
관세를 물 경우 시가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비싸지는데 지금까지 1년 평균 이들이「쇼핑」한 카세트 카메라는 약 14만여 점(대부분이 일본제품)이나 되었었다.<이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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