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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해진 탈「석유」…묘방은 없나|유가광란속의 우리나라「에너지」실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6월27일의 OPEC(석유수출국기구) 원유값 인상으로 불어닥친 「7·10석유파동」은 우리나라 「에너지」구조가 석유에 얼마나 약한 것인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이와 함께 OPEC의 장단에 놀아나지 않기 위해서는 석유의존형 「에너지」소비「패턴」에서 하루빨리 탈피해야 한다는 것도 명백해졌다.
그러나 석유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석탄·원자력·태양열·풍력·조력등 가능한 대체「에너지」는 몽땅 개발해 석유대신 써야한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것도 현재의 우리네 처지로는 석유못지않게 사정이 나빠 시급한 「탈석유」도 막막한 상황이다.
78년도의 우리나라의 총「에너지」소비량은 석유로 따져 3천6백15만7천t이다. 이것을 부문별로 보면 석유가 61.2%인 2천2백14만3천t, 석탄이 27.5%인 9백94만3천t, 신탄이 8.4%인 3백3만8천t, 수력 및 원자력이 2.9%인 1백3만3천t. 석유는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 석유소비량의 39분의1, 일본의 12분의1에 불과한 물량인데도 석유의존도는 세계 어느나라보다도 높다. 의1에 불과한 물량인데드 우유의존드는 세계 참고로 외국의 석유의존도를 보면「캐나다」가 40.9%, 영국이 43.5%, 호주가 45.4%, 미국이 46.8%, 「네덜란드」 50.5%, 서독 52.6%, 「프랑스」가 61.9%이다.
이처럼 총「에너지」에 대한 석유의존도가 높으니까 세계각국이 이번 석유파동으로 혼줄이 나고 하나같이 주탄종유를 들고 나섰다.
우리나라는 「주유」 밖에 달리 길이 없다. 무연탄을 캐려야 캘것도 별로 없지만 능력이 모자라 충분히 생산하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무연탄 추정매장량은 약 15억t이다. 이중 가채매장량은 약6억t. 올해의 생산가능율이 1천8백20만t이니까 매년 같은 양을 캐쓴다 해도 33년분밖에 안된다.
그러나 문제는 석유파동으로 무연탄 수요량이 크게 늘것이 분명한데 반해 국내 채탄능력이 벽에 부닥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1백여개의 탄광에서 연간 2천만t의 석탄도 생산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전근대적인 채탄방법, 저임금으로 인한 광부이직 등이 지적된다.
현재 우리나라 탄광의 심도는 석공광이 평균3백62m, 민영광이 1백55m로 평균2백8m다.
지하5백m가 넘는 것이 13.8%나 되고 해마다 심도는 20∼30m씩 깊어진다.
탄광이 깊어질수록 채탄기술이 개발돼야하나 아직까지도 대부분 수동식에 의존하고 있다.
광부1인당 하루 채탄량이 호주 9.5t, 미국 8.6t, 서독 3.2t, 일본 2.5t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1.1t밖에 안된다.
여기에 탄광에서 꼭 필요한 광부가 5만4천여명인데 해마다 이직하는 광부가 늘어 휴업·조업단축이 잦다.
이처렴 국내채탄이 벽에 부닥치자 정부는 지난해 64만6천t을 외국에서 수입하고 올해는 3백2만4천t, 내년에는4백만t을 수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외국탄값은 편균 60「달러」로 국내탄 값의 배에 이르러 올해 부담분만도 9백억원. 현재 연탄1장 값에는 6원7O전씩 수입탄값이 붙어있다.
국산탄 부족으로 무연탄 수입량은 해마다 늘 전망이고 수입가격도 해마다 오를 것으로 보여져 언제까지나 부족량을 수입으로 메울수 있다는 생각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같은 상황아래 정부는 해외자원개발에 눈을 돌려 국내업자로 하여금 자원보유국에 투자 또는 합작으로 자원을 개발, 반입토륵 유도하고 있으나 법과 시행령만 만들어져 있는 상태.
해외자원개발촉진법에는 정부가 개발기금을 만들어 해외자원의 탐사·채취를 지원·보조토록 되어있으나 기금은 한푼도 없다.
이밖에 태양열주택 보급을 위해 취득세·등록세를 면제하고 주택융자를 확대하는등 유인책을 쓰기로 했으나 당장 지금의 심각한 문제해결의 열쇠가 될순 없다.
뿐만아니라 풍력·조력발전이나 석탄의「가스」화·액화는 이제 연구단계에 불과하다.
다만 위험성을 각오한다면 「제3의 불」로 불리는 원자력만은 가장 확실한 대체「에너지」가 된다. 그러나 이것도 83년에 가서야 고리2호와 월성 원전의 1백32만kw가 완성되고 85년에 고리5,6호기화 1백80만kw가 완성되므로 앞으로 4∼6년의 기간이 더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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