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가 그걸 좋아해" 김광진, 녹취록 왜곡 … 여당 "특위 사퇴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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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2일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의 ‘VIP(대통령) 발언’ 때문에 파행했다.

 특위 위원들끼리 고성을 지르며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세월호 유가족들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느냐. 싹 다 죽어 없어지면 되느냐. 그러면 시끄럽게 굴 사람도 없지 않느냐”며 오열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김광진 의원이 사고 당일인 4월 16일 오전 10시32분, 청와대가 해경에 사고 현장 영상을 요구한 통화내용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소란이 벌어졌다. 김 의원은 “VIP가 그걸 제일 좋아하고 그게 제일 중요하니깐 그것부터 하라고 끊임없이 말한다. (상황파악 등)다른 일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은 “대통령이 좋아하니까 화면을 띄우라는 내용이 어디에 있느냐”며 “새빨간 거짓말로 국민을 현혹하고 대통령을 폄하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실제 녹취록에는 “VIP도 그런데요 지금” “요청하는 게 아니고 거기 해경한테 다이렉트로 전화해서 바로바로 실시간으로 (영상 화면을)보고하라고 하세요. 그게 제일 중요하니까”라고만 돼 있다. 김 의원은 “녹취록상 좋아한다는 말은 없다. 그건 사과드리겠다”면서도 “녹취록에 VIP가 등장하지 않냐. 그 VIP가 다른 VIP냐”며 물러서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김광진 의원이 특위 위원을 사퇴할 때까지 회의를 중단한다”고 압박했다. 야당 위원들이 “적당히 하라”고 맞서면서 국정조사가 중단됐다. 이에 세월호 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은 “야당이 잘못했다 쳐도 그게 진도에 가족들이 누워 나자빠지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냐”고 항의했다. 가족대책위의 항의로 국정조사는 이날 오후 7시30분 가까스로 다시 열렸다. 그러나 조 의원은 “김광진 의원의 사퇴는 계속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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