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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IPI 28차 총회에 다녀와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지난 6월18일부터 21일까기「그리스」의「아테네」에서 열린 국제신문인협회(IPI) 제28차 총회에선 모두 5개의 주제가 다루어졌다.
첫날의 지역별 상황보고에선 주로 남아와 「블랙·아프리카」·중남미각국의 언론실태가 거론되었다.
남아의 경우는 기존 언론의 쇠퇴경향이 우려된 반면「블랙· 아프리카」의 경우는 독립된 본격 신문자체의 미숙성이 지적되었다.
특히 중앙「아프리카」「소말리아」「이디오피아」「자이레」등지에서는 『독립성을 유지하는 신문이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견해가 주장되기도 했다. 남미 각국의 언론상황은 한마디로 『계속 흐리지만 약간은 희망적』이란 말로 요약되었다.
이튿날 『언론인의 보호』란 토의에서는「유네스코」가 성안한 언론인보호헌장이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여기서 각 발표자들은 「유네스코」 현장의 기본 원칙엔 동의를 표하면서 몇 가지 사항엔 이의와 회의를 표명했다. 현장의 내용이 너무 지나치게 세밀해서 자칫하다가는 「보호」보다는 오히려 그 반대의 역효과를 자초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였다.
특히 언론인의 의무규정은 권리규정과 동일친해서 생각해야지 그것을 따로 분리해서 규정해 놓는 것은 잘못이란 견해가 유력했다.
이밖에 총회는 또 위험상황에서 종사하는 기자들의 보호조치, 언론의 사회적 책임과 언론인의 직업상의 권리와의 상호관계를 여러모로 파헤쳤다. 그러나 대체적인 여론은 역시 『범세계적 헌장보다는 지역별 현장이 더 현실적』이란 측으로 기우는 듯 했다.
셋째번 주제인 『제3세계의「딜레머」』에 이르러 각 발표자들은 이 지역에서 「저널리즘」이 「프로퍼갠더」에 흡수되고 있는 경향에 주목했다.
그러면서도 토의는 서구적 언론 「패턴」만이 본격 언론의 유일한 「모델」이란 어법엔 반대했다. 언론이란 마땅히 「프로퍼갠더」와 구별돼야한다는 점이 중요한 것이지, 그 당위를 굳이 서구적 언론이란말로 대치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어떤 발표자는 제3세계에서 흔히 나타나는 홍보매체의 공영화가 여러 가지 면에서 비능률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총회는 다음 날 동서간의『정보의 자유로운 교류』에 관해 토론을 벌였다. 「헬성키」협정이 조인된 이후에 와서도 서방기자들의 취재활동에 대한 공산국들의 각종 제약이 여전히 시정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논의되었다.
소련의 서방기자 여행 제한, 「뉴스」원에의 접근방해, 서방신문의 수입제한 등 일련의 부정적인 사태들이 최근 현저하게 목격되고 있으며, 동독은 이단 문필가들에 대한 제재조치를 대폭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 특파원들은 걸핏하면 「시온」주의자란 낙인이 찍혀 추방당하고 「헬싱키」협정의 정보교류 조항이 80년대에 과연 어떻게 구현될지는 낙관을 불허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모든 우려와 개탄과 경고 끝에 총회는 「아르헨티나」「이란」·공산각국의 언론상황에 관해 결의안을 채택하고 토의를 마쳤다.
IPI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서구 언론계의 독무대인 듯한 인상을 풍겼다. 이 기구와 그활동이 명실공히 「국제적」이 되기 위해서는 「아시아」지역 언론계의 보다 능동적인 참여가 필요하리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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