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문 두 번 받았으나 통과|평소 여자 없인 살수 없다|도망치면서도 애인 찾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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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왜 양양을 죽이게 됐나?
▲너무도 사랑했으나 여자는 나를 싫어했다. 남에게 빼앗기기 싫었다.
-시체를 토막낼 때의 심정은?
▲내 정신이 아니었다.
-왜 토막을 냈나?
▲범행을 숨기기 위해 지난 2월 송도 토막사건의 흉내를 냈다.
-완전범죄가 되리라고 생각했는가?
▲언젠가는 잡힐 줄 알았다. 자살 못한게 후회스럽다.
-도피 중 검문을 받았는가?
▲23일 하오 8시 충무시 입구 검문소에서 두 번 받았으나 무사히 통과됐다(이때는 신원수배가 되지 않았음). 처음은 주민등록증을 제시했으나 두 번째는 그냥 통과됐다.
-도피 중 충무에서 또 다른 여자를 만났다는데?
▲평소에도 여자 없이는 살 수 없었는데 죄를 짓고 보니 더욱 여자가 필요해 만났다. 충무의 애인은 윤 모양(다방종업원)이다.
-가족들이 범행사실을 알고 있었는가?
▲가족은 나를 무서워하기 때문에 내가 무엇을 하든 상관 않는다. 전혀 모르고 있었다.
-죽은 양양 가족에게 할말은?
▲정말 죄송하다. 그리고 못난 자식을 둔 부모와 세상사람들에게 죄송스럽다.
-지금 심정은.
▲죽고 싶다.

<범인 주변>
범인 이는 72년 부산 H고교를 졸업, 별다른 직업 없이 떠돌아다니다 1년 동안 울산에서 다방「디스크·자키」를 했다.
75년 6월 방위병으로 제대한 뒤 부산시 범전동 모 통신학원에서 통신기술을 배웠고 76년에는 서울 영등포 모 회사공원으로 근무했으며 78년 10월부터 부산 Y철강회사 공원으로 일해놨다.
아버지 이씨(56)는 복덕방 일로, 어머니 신씨(53)는 일수놀이로 각 각 밖에 나가 있고 집에는 불구인 남동생(21)만 있는 날이 많았으며 평소 포악하고 가출이 잦아 가족모두 이를 무서워해 접근을 꺼렸다.
이는 사춘기에 눈을 뜨자마자 여자가 없으면 한시라도 살수 없는 소아병적 환자가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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