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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병장 "도주중 3차례 수색팀 만나…아무 제지 없었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앵커]

총기 난사사건을 저지른 임 병장이 도주 과정에서 수색팀을 만났지만 세 차례나 별다른 제지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실이라면 수많은 병력을 투입하고도 눈 앞에서 놓쳤다는 얘기인데, 스튜디오 나와 있는 이주찬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주찬 기자, 임 병장이 도주하는 가운데 수색팀을 만났는데 아무런 제지도 없었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참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인데요, 임 병장이 총기 난사 사건을 벌이고 도주한 직 후 군 당국은 진돗개 하나를 발령하고 9개 대대 병력을 동원해 수색에 나섰습니다.

처음 수색팀이 임 병장과 대치한게 사건 18시간 만인 지난 22일 오후 2시쯤입니다.

임 병장이 도주한 곳은 특별한 코스도 아니고 평소 알고 있던 보급로를 따라 도피했는데, 이 과정에서 3차례나 군수색팀과 만났지만,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습니다.

[앵커]

사건이 일어난 뒤 도주로를 차단한 채 저렇게 많은 병력을 동원하고, 왜 금방 잡지 못할까 의문이 들었거든요.

[기자]

예. 바로 이 같은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에 짧은 시간내에 10Km의 거리를 도주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임 병장은 부사관 수색팀과 마주쳤을 때 왜 간부없이 돌아다니느냐는 질문에 심부름 가는 길이라고 대답하자 별다른 제지가 없었다는 겁니다.

이 같은 내용은 임 병장이 군 조사과정에서 밝힌 내용인데요, 심지어 잘 다녀오라는 얘기 까지 들었다는 것입니다.

영내, 그러니까 부대 내도 아니고 최고 경계등급인 진돗개 하나가 발령된 상황에서 병사 혼자 돌아다니는데 기본적인 관등성명도 확인 안 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임 병장 진술의 진위 여부에 대해 조사가 더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명찰만 확인했어도 알 수 있었을 텐데 정말 사실이라면 어이가 없는 일입니다.

[기자]

예. 같은 시각 괜히 마을 주민 5백여 명만 대피소에서 공포에 떨며 뜬 눈으로 밤을 보내고 있었던 겁니다.

더구나 중간수사 결과 발표에서 국방부는 이 같은 진술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총기난사와 직접 관련이 없다는 이유로 발표 내용에서 제외했습니다.

[앵커]

그리고 이 기자, 임 병장이 군 조사에서 자신에게 희생된 장병 5명 가운데 단 1명만이 자신을 따돌린 병사라고 진술했다고요?

[기자]

네, 임 병장의 범행 동기가 이른바 왕따에서 비롯됐다는 내용은 많이 알려졌는데요.

임 병장이 그제(29일) 조사에서 GOP 생활관 인근에서 자신이 살해한 장병 5명 가운데 1명만 자신을 따돌리는데 관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그러니까 1명을 제외한 숨진 나머지 4명은 자신을 따돌린 것과 관련이 없었다는 겁니다.

심지어 숨진 병사 가운데는 자신을 도와줬던 병사도 있었던 것 같은데요, 변호인 측에 따르면 임 병장이 숨진 동료들의 명단을 확인하다가 특정 장병의 이름을 듣자마자 울음을 터뜨리면서 자신을 도와줬던 사람인데 살해했다는 사실에 매우 괴로워 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사고 당시 누굴 쐈는지도 모른채 총기를 난사했을 수도 있습니다.

또 피해 유가족들이 마치 따돌림의 가해자처럼 오해 받을 수 있다고 반발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앵커]

군은 GOP 총기 난사 사건의 후속 조치로 내년부터 최전방에서 근무할 병사 만여명을 공개 모집할 계획이라고 한던데, 현행 부사관처럼 모집하는 것인가요?

[기자]

네, GOP 일반전초, GP 전방경계초소 등 전방지역에서 이번과 같은 총기 사고가 나니까 군이 이에 대한 후속조치 가운데 하나로 이 지역에서 복무할 병사를 공개 모집하겠는 구상입니다.

군의 계획은 당장 내년 1월부터 전방부대 근무를 희망하는 병사 1만 명을 따로 모집하겠다는 것인데요, 기존 병력 가운데 신체 등급이 우수하고 관심병사가 아닌 인력 가운데 우선 선발하고 앞으로 입대할 병사들을 상대로 지원을 받아 모자란 인력은 보충하게 다는 계획입니다.

육군은 전방지역 지원병 확보가 어려운 만큼 병력을 유인할 대책을 강구 중입니다.

현재 검토되고 있는 방안은 일반 병사보다 휴가 일수를 늘리고 특수지 근무수당을 현행 부사관 수준으로 인상하는 쪽으로 구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문제는 군이 이번 사건에서 군이 계속해서 말을 바꾸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신뢰를 잃고 있어요.

[기자]

보안상 얘기는 충분히 못해도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 국방부의 원칙이고 입장이었거든요.

그런데 계속해서 발표내용을 바꾸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정리해 보면 처음 임 병장 후송 과정에서 가짜 임 병장을 병원 측에서 요구했다고 했다가 응급센터에서 요청했다고 말을 바꾸더니, 또 범행 동기를 알 수 있는 임 병장의 메모에 대해서 유족들이 공개를 거부했다고 했다가 번복했습니다.

군과 임 병장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는 '총기 고장' 문제라든가 '도주 중 3차례나 제지가 없었다'는 논란은 제발 군의 말이 맞기를 바랍니다.

이런식으로 진실을 싸고 계속 오락가락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보이면 군이 그동안 쌓아온 국민들의 신뢰는 금이 갈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중앙일보.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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