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5000달러 이상 긁은 사람, 1분기에 6만 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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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올 1분기 해외에서 신용카드로 5000달러(약 535만원) 이상 사용한 사람이 6만7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중 해외에서 5만 달러 이상(약 5350만원)을 신용카드로 쓴 사람도 886명이었다.

 관세청은 1분기 해외에서 신용카드로 5000달러 이상 쓴 이용자 현황을 30일 공개했다. 이는 올해 1월 개정된 관세법에 따라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다. 개정된 관세법에 따르면 해외에서 숙박료나 항공료 등 서비스 구매 금액을 제외하고, 상품을 사거나 외화를 인출하는 경우 분기당 합산 금액이 5000만원을 넘으면 관세청에 명단이 통보된다. 외국으로 나가지 않았어도 해외인터넷 쇼핑몰에서 분기당 5000달러 이상을 사들이면 통보 대상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1분기 해외 신용카드 이용자 693만4000명의 평균 사용액은 407달러였다. 그러나 5000달러 이상 고액 사용자의 평균 사용액은 1만1575달러였다. 이들은 전체 해외 이용자의 0.9%에 불과했지만 사용액은 전체의 24.6%를 차지했다. 5000달러 이상 고액 사용자 중 법인카드를 이용한 사람은 3731명이었고 이들의 평균 이용액은 2만1209달러로 집계됐다. 또 5만 달러 이상 신용카드를 쓴 886명의 1인당 평균 사용액은 9만9853달러로 원화 기준으로는 1억원을 넘었다.

 해외 신용카드 이용 금액을 나라별로 분류한 결과, 미국이 2억1961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필리핀(1억866만 달러), 중국(5607만 달러), 일본 (4165만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물품 구매 금액이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이었고, 현금인출이 가장 많은 곳은 유학생 등이 많은 필리핀이었다.

 관세청 관계자는 “관세청에 통보되는 인원은 해외 신용카드 이용자의 0.9% 정도에 불과하다. 해외직구 금액이 5000달러를 넘었다고 해도 적법한 통관을 거쳤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관세청은 이번에 통보받은 자료를 수출입업체와 고가의 사치품 구매자들의 탈세와 불법행위를 조사하는데 활용할 예정이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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