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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 대부분이 일자리를 원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서울시경은 노인에 대한 상담과 민원을 처리하기 위해 지난달8일 산하 21개 경찰서에 노인보호 상담실을 설치한 뒤 1개월 동안 모두 94건의 노인문제를 처리했다고 밝혔다.
처리내용은 ▲양로원 입원 알선이 1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구직 및 생활보호 대책상담 17건 ▲부모 부양기피 및 학대로 인한 형사사건 처리 7건 ▲병원입원 및 무료진료의뢰 3건 등의 순서였다.
l개월 동안 경찰에 상담해온 노인들의 민원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이 자식의 신세를 지고 살기보다는 여생을 양로원에 가서 사는 것이 편하다는 의견이었으며 핵가족이 형성됨으로써 부모와 자식사이의 고전적 윤리관이 무너지고 자식들의 부모학대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로 나타났다.
또 노인들은 거의가 일자리를 찾고 있었으며 여가를 유익하게 지낼 수 있는 노인시설이 부족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양로원 입원을 원하는 노인 23명중 19명이 무의탁 노인으로서 관할구청과 협조, 알선되었으며 나머지 4명은 자식들의 신세를 지기 싫어 양로원에 가기를 원했으나 양로원입원 조건을 갖추지 못해 제외되었다.
형사사건으로 구속된 서울 쌍문동 67의7 유봉순씨(56·여)아들의 경우. 가정형편상 자식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못하자 아들 박철하씨(30)가『부모 노릇도 못한다』며 잦은 폭행을 하여 주위사람들의 고발로 박씨를 존속상해죄로 구속한 것.
또 서울 도곡동 영동「아파트」B동 L모씨(39)는 장남으로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노부모(70)가 대학까지 공부시켜 사회에 진출시켰으나 부모를 떨어버리고 이민을 떠나게 되자『이 몰인정한 자식을 이민 못 가게 할 수 없겠느냐』고 호소해와 관할 강남 경찰서로 넘겨 부모동의서 및 형제부양 각서 등 이민에 필요한 서류가 갖춰져 있는지를 조사토록 했다.
경찰은 직장을 원하거나 생활보호 대책이 없는 노인 17명은 거주지 직업소개소에 통보, 일자리를 찾아주었으며 서울 장안「아파트」37동 105호 박봉남씨(67·여)등 62명이 노인정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해와 동장 및 관할 파출소장이 협조, 현재 건축중인 장안 시영「아파트」지하실 40평을 노인정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주선했다.
이밖에 서울에서 자식을 찾아 무작정 올라왔다는 가출노인 14명은 모두 귀향 조치했다. <고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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