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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독서...거의가 손에 집히는 대로|「월간독서」사, 서울 시내 고교생 1,200명 조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우리나라 고교생들은 「교양」을 높이며 올바른 삶의 자세를 배우기 위해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대부분 무계획적이고 즉흥적인 독서를 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학교에서의 독서지도가 시급함을 일깨워 주고있다.
「월간독서」사가 최근 서울시내 인문계 및 실업계고교 고학년 1천2백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독서경향과 실태」에 따르면 책을 읽는 이유에 대해 『교양을 높이기 위해』라고 응답한 학생이 62·6%,『유익하고 필요해서』라고 응답한 학생이 26%로 대부분(88·6%)이 건전한 독서관을 갖고 있음을 나타냈다.
그러나 『어떻게 독서계획을 세우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수시로 필요에 따라서』 (66·5%)와 『즉흥적』으로(19·8%) 읽는다는 학생이 많다. 여기에 「베스트셀러」를 선택하는 수 (5· 3%) 를 포함하면 대부분의 학생이 계획 없이 손에 잡히는 대로 책을 읽는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또 「장르」별로 어떤 책을 많이 읽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과반수가 넘는 57·6%가 소설을 읽고 있고 그 다음이 수필로서 13·9%를 차지, 소설류와 합치면 71·5%나돼 무거운 책보다는 가벼운 읽을거리를 택하고 있다. 이를 남녀별로 보면 남학생들이 가장 많이 보는 책은 소설류로서 압도적으로 많고 수필·시 등이 아주 낮은 비중으로 나타나 있으나 여학생들은 남학생보다는 비교적 고른 비율로 기호를 보이고있다.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남자보다 여자 쪽이 잡지와 만화책을 더 많이 보고 있는 것.
학생들은 어떻게 책을 고르는가에 대해서도 책 광고를 보고 고른다는 학생이 전체의 3·5%밖에 안 되는 데 반해 제목·저자·내용·출판사 등을 보고 혼자 결정한다는 독립형이 24·9%, 선생님 (18· 5%) , 부모·형· 누나 (14· 6%) , 친구(20·7%)의 권유 또는 추천에 따른다는 타인의존형이 53·8%에 이른다.
이밖에 신간안내·서평 (l2·1%) 또는 점원에게 물어서 고른다(5·7%)는 학생도 있었다.
책의 조판방법 또는 한자혼용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은 「한글세대」로서의 편협성을 보이고 있지 앓아 흥미롭다. 이들은 가로쓰기(36·1%) ,세로쓰기(32.2%),상관없다 (31· 7%)에 고른 의견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또 한글전용을 지지하는 수는 20%에 못 미쳐 예상보다는 낮은 편이다. 이들은 오히려 한글을 쓰고 그 옆에 한자로 토를 다는 방식에 대해 3분의 2가 넘게 찬성하고있다.
이밖에 이 조사에서 학생들은 출판계의 최근 흐름에 대해 지나치게 상업적이다 ▲「호스티스」문학이 너무 많아 한심스럽다. ▲「 베스트셀러」에 너무 집착한다.▲ 제목이 내용과 동떨어진다 ▲한가지 책을 겹치기 번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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