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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동감 넘치는 경쾌한 리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FM방송과 4개 채널·레코드 등 과학화한 기술적 오디오의 보급이 크게 늘어난 70년대 후반의 가장 두드러진 음악의 변화는 음의 세분화와 감각적인 연주스타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15, 16일 내한공연(중앙일보·동양방송 주최)을 갖는 폴·모리아 오키스트러가 들려주는 고도의 연주형태와 테크닉은 그 출발부터 레코드의 기능을 100% 계산에 넣은 편곡과 연주방법이었다.
또 리더인 폴·모리아가 프랑스인임으로 해서 그의 혈관을 흐르는 이른바 프랑스적인 감성이 음악에 그대로 반영되어 더욱 독특한 매력을 주고 있다. 폴·모리아의 음악이 갖는 매력가운데서 가장 두드러지고있는 것은 우선 편곡의 천재로서의 그가 들려주는 강약변형이 풍부한 리듬감과 연주의 표현을 들 수 있다.
따라서 어떠한 곡이라도 일단 그의 편곡을 거치면 본래와는 전혀 다른 경쾌한 리듬과 생동감으로 넘치는 특유의 폴·모리아의 사운드로 변화된다.
그리고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폴·모리아 오키스트러의 매력은 폴·모리아가 한곡한곡을 취급하는데 있어서 보여주는 선곡의 뛰어남과 높은 심미안을 들 수 있겠다. 이 점은 폴·모리아가 4세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으며 불과 10세 때 입학한 유럽 음악교육의 명문 파리음악원을 4년만에 졸업한 재능이 큰 뒷받침되고 있다.
또 그의 레퍼터리가 클래식에서 라틴, 팝송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의 모든 음악을 망라한다는 데서는 실로 감탄을 금치 못하는 것이다.
가령 특정한 팝송이 유행하기가 무섭게 그가 편곡한 연주곡이 노래와 함께 세계대중들의 사랑을 받는다.
폴·모리아가 만토바니나 프랭크·첵스필드를 제치고 이른바 감각적인 음악 프렌치·팝스의 새 시대를 열 수 있었던 비밀이 바로 유행음악의 흐름을 정확히, 재빠르게 파악하는 그의 뛰어난 음악적 센스에 있는 것이다.
이미 1백여장의 앨범(국내에서 발매된 라이선스 음반만도 40여종이 넘어서 이 방면에선 최고기록이다)을 발표해 전세계적으로 무려 2천5백만장이상의 레코드가 팔려나갔다.
새 봄과 함께 세번째로 다시 그 모습을 마주 대하게 될 54세의 전형적 프랑스의 로맨스·그레이 폴·모리아를 기다려본다.
서남준<경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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