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조기장 딸 자살…법원 구속집행 정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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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기장 전영준(61)씨의 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서에는 세월호와 아버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으며, 교육 행정직 공무원 시험에 떨어진 것을 비관하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26일 부산 동래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30분쯤 동래구 명륜동의 아파트에서 전씨의 딸(31)이 옷을 거는 봉에 스카프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남편(37)이 발견했다. 숨진 전씨는 2년쯤 전부터 교육행정직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헀으나 지난해 떨어졌고, 지난 21일 시험을 친 뒤에도 성적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결과를 비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시험 준비하는 동안 외조 잘해줘 고맙다. 기대 못미쳐 미안하다. 공무원은 내가 갈 길이 아닌 것 같다. 이런 내가 한심하다. 딸을 잘 부탁한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편 앞으로 남겼다. 경찰 측은 “유서에는 공무원 시험에 대한 내용 뿐이어서 전씨가 평소 아버지 문제로 괴로워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조기장 전씨는 승객들을 구하지 않고 배에서 탈출한 혐의(유기치사상)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조기장은 배의 각종 기관을 다루는 기관원과 정비를 담당하는 조기수를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전씨는 원양어선 등에서 조기수로 일하다 세월호가 사고 해역으로 출항하기 전날인 지난 4월 14일 청해진해운에 입사했다. 전씨는 딸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지법으로부터 26~28일 구속집행정지를 받았다.

부산=황선윤 기자, 광주=최경호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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