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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택시』등장 2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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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콜·택시」-26일로 등장 16일째.
급한 사람들이 불러서 타라고 내놓은 이 「택시」가 도리어 승객을「콜」(호객)하고 있다고 불평의 소리가높다.「택시」의 요금만 올린셈이 아니냐는 말들도 한다. 서울시내에운행중인「콜·택시」는 25개회사 1천2백50대.

<안와서 항의해도 안보내줘>
○…회사원 고동직씨(37·서울강남구도곡「아마트」)는 25일하오 8시30분쯤 서울시청앞에서 강남구신사동까지 D「콜·택시」를 불러탔다. 차가「도오뀨·호텔」앞을 지날무렵 운전사 김모씨(25)는 고씨의 양해도 없이 같은 방향의 승객3명을 더 태웠다. 운전사는 그러고서도 고씨가 목적지에 내릴때 조금도 미안해 하는기색이없이「미터」요금 2천1백원을 다 받아냈다.
J무역회사 최상동씨(31)는 23일하오3시쯤 미국으로 떠나는 친구를 전송하고 김포공항에서시청앞까지 K「콜·택시」를 탔다. 4천8백원의 요금이나와 5천원권을 내고 거스름돈을 받으려했더니 운전사는 느닷없이『「콜·택시」를 타는분이 거스름돈도 다 받느냐』며 정색으로「팁」을 요구했다.
주부 양병희씨(38·서울제기동)는 20일하오2시쯤 감기로 앓고있는 막내를 데리고 병원으로가기위해「콜·택시」회사에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30분이 지나도 차가 나타나지 않아회사측에 항의했더니『분명히 보냈는데 이상하다』며 무책임한 대답만했다.
출·퇴근시간의「택시」정류장, 자정을 한두시간 앞둔「호델」또는 술집앞, 고속「버스·터미널」부근에는「콜·택시」들이 으례 5∼6대씩 줄지어서 버젓이 호객행위를 하기도한다.

<대당 평균호출 4∼5건뿐>
○…「콜·택시」운전사들은 그럴만한 고충이 있다고했다. 대부분의「콜·택시」회사들이 아직까지 운전사 월급마저 제대로 책정하지 않은채 회사입금액만 높여 놓고있어 이에 미달할때 해고위협까지 하고있으니 어쩔수 없다고했다(D「콜·택시」소속운전사 이모씨의 말).
23일 매일「콜·택시」회사 운전사1백여명이 입금액과다책정과 해고된 운전사 20명의 복직을 요구하며 파업, 4시간동안 농성을 벌인것은 그대표적인 예.
「콜·택시」1일 대당 호출건수는 4∼5건에 지나지않는 실정. 그래서 노상승차쟁위를 할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도 회사측이 일방적으로 1일입금제를 실시, 하루 5만5천∼6만원 이상 입금시키도록 강요하고 입금실적이 나쁜 운전사를 해고시킨것은 부당하다고 운전사들은 주장한다.
운전사들은 하루 평균 3백㎞를 달려도 실제주행거리는 그절반으로 하루평균 수입이 4만∼5만원밖에 안되며 경우에따라 6,7만원이 벌린다고 말하고있다.
운전사들은 손님들이 거스름돈을 받지 않거나「팁」으로 주는 액수가 3천∼5천원쯤 되고 회사에서 식비로 2천∼3천원을 주고 있어 입금하한선만 정하지않으면 무리한 운행을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
운전사들은 또 회사측이 처음엔 30만∼40만원씩의 윌급을 약속해놓고 이제와서 기본급 12만원선에 성과급과 수당등으로 월급을 25만∼30만원으로 책정하려는 움직임에 실망하고있다.

<일부운전사의 삥땅도 말썽>
○…승객측에도 문제는 있다. S「콜·택시」운전사 김동석씨(36)는 승객의 호출에 따라 회사의 무선연락을받고 약속된 장소로 가면 손님이나타나지 앉아 허탕치는 예가 호출건수의 절반이 넘는다고 했다. 이는대부분「콜·택시」를 불러놓곤 그사이 나타난 일반「택시」나 빈차로 운행중인다른「콜·택지」를 타고 가 버리기 때문이다.
○…「콜·택시」회사측의 고충도 없지는않다.
M「콜·택시」사장 김모씨(50)는 각회사가「마크」Ⅳ또는「레코드·로열」등 50대의 고급「택시」와 주차장·사무실·운전시설등을 갖추는데 3억∼4억윌 자본을 투자했고, 대당 한달유지관리비가 1백54만원이나돼 하루 대당 입금액이 적어도 6만원선이 돼야 겨우 현상유지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1백54만원의 명세를 보면▲기름값42만원(1일60ℓ)▲인건비60만원(운전사 2명의 월급 56만원·관리직원4만원)▲부품값 15만원▲보험료 l만1전7백원▲각종세금·4만원▲사고보상비 10만원 (평균)▲감가상각비 22만원.
그러나 실제 입금액은 대부분 6만원선에 미달하고 있다고했다. 수입이 예상대로 오르지 않기때문에 대부분의 회사들이 아직도 운전사 월급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설명.
입금액이 적은 원인은 아직「콜·택시」의 이용이 제대로 안돼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부 운전사들의「삥땅」도 큰요인이라고 회사측은 보고있다.「미터」기를 합선시키거나 승차회수기록계를 조작, 입금액을 줄여「삥땅」을 하는 경우가 있다는것.

<주파수겹쳐 혼란일어나>
○…2개회사가 1개주파수를 함께 사용하는데도 문제가 많다. 체신부의전파회로사정때문에 2개회사 1백여대의「콜·택시」가 1개주파수를 사용하고있어 회사간의 무선확보경쟁과 호출등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C「콜·택시」회사는 서울수유동에서 급한 산모를 병원까지 태워달라는 전화를받고 쌍문동쪽으로 승객을 태우고간「택시」를 호출하려 했으나 함께 주파수를 사용하는 K회사에서D여분동안이나. 무선회선을 독점하는 바람에 전화연락을받은 40분후에야 호출받은 산모집에 도착했다. 그러나산모는 기다리다 큰병원에 가지못하고 인근 개인의원에 옮겨진 후였다.
○…「콜·택시」의 운행질서를 바로잡는 길은 무엇인가. 빈차로 가다 길가에서 승객을 태우는것을 적절하게 규제해야할것으로 지적되고 있다.「콜」을 받아 지정된 장소로 가다가도 손을 드는 승객이있으면 그대로 태운뒤 무전으로 딴차를 보내라고 회사에 연락하는 경우가 많다. 다음으로는 운전사의 급료를 약속(30만∼40만원)대로 지급하고 입금액의 하한선제도를철폐 하는 일이다. 입금액은「미터」기의 기록대로 받으면 된다.
또 현재 자본이 튼튼하지 못한 회사를 통·폐합, 25개의「콜·택시」회사를 절반으로 줄여 경영을 합리화 시켜야 한다고 교통행정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밖에「호텔」주변의 자가용영업행위를 뿌리뽑아「쿨·택시」회사의 수입을 높이도록 해야한다고「택시」회사측은 주장한다. 이들에 따르면 영업을하는 자가용운전사들과「호텔」 종업원이 짜고「콜·택시」의「호텔」출입을 방해하고 있다.「콜·택시」의 운행질서는 당국·회사·운전사, 그리고 승객들이 모두 협력해야만 바로 잡힐수 있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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