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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헬」기서 2여인 추락 사망|라이온스호텔 대화 외국인도 2명 사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서울 「라이온스」 관광「호텔」(서울중구 충무로2가·대표 호종일·32·지상 14층·지하1층·연건평 1천9백56평) 신관5층 연회실에서 22일 하오 6시15분쯤 불이나 외국인2명(일본·중국인 각각1명)과 내국인3명 등 5명이 질식 또는 추락해 숨지고 투숙객 등 15명이 부상했다. 불은 5층 연회실을 비롯, 구관 5층·신관 6, 7층 일부 등 2백50여평을 태우고 2시간만에 꺼졌다.
피해액은 1억원(「호텔」측 주장·경찰추산 1천2백50만원). 화재당시 「호텔」안에 있던 투숙객 33명과 종업원 등 70여명은 긴급 출동한 고가사다리 차와 육군 「헬리콥터」에 의해 대부분 구출되었다. 경찰은 화재직후 달아났던 작업책임자와 인부3명 등 4명을 23일 상오 검거, 화인을 담뱃불로 인한 실화로 밝혀냈다.
이 「호텔」에서는 지난해 4월16일에도 3층 「사우나」탕에서 불이나 1명이 죽고 10명이 부상했었다.

<발화>
「호텔」4층 세탁소종업원 오남웅씨(27)등 3명은 5층 연회실 작업장인부 5명이 『불이야. 전기합선이다』라고 고함치며 계단으로 허겁지겁 내려가는 것을 보고 분말소화기를 들고 5층으로 달려갔으나 이미 불길이 연회실 전체에 번져 손을 쓰지 못했다고 말했다.
불이 난 연회실 안에는 침대 「시트」 2백여장·「카페트」10뭉치·「테이블」2백여개· 「커튼」등 인화성이 강한 물건들이 쌓여 있어 불길은 삽시간에 번졌다.

<화인수사>
경찰은 23일 상오 화재직후 행방을 감췄던 5층 연회실 작업책임자 박용호씨(53·서울성북구 하월곡동 산2)와 인부3명을 검거, 이들이 작업도중 무심코 버린 담뱃불이 「카페트」에 인화돼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상오11시30분부터 하오1시까지 치안본부 화재 감식반과 함께 정밀감식을 실시하는 한편 이들 4명을 중실화 혐의로 입건, 구속을 검토하고 있다.
박씨와 인부들은 22일 하오 6시10분쯤 5층 연회실 서쪽 창문가에서 작업하면서 반쯤 말아 쌓아놓은 「카페트」를 걷고 작업도구를 찾던 중 가로1m 세로1·5m 두께3cm 크기의 가연성 「카페트·필터」에서 불길이 순식간에 번져 옷을 벗어 끄려고 했으나 실패, 겁이나 그대로 달아났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이들은 또 연회실 벽을 뜯어 흙을 창문바깥으로 실어내는 작업을 하면서 2명이 줄담배를 피웠으며 작업현장에는 용접기나 전열기구 등이 전혀 없었고 전기 「스위치」도 모두 꺼놓았다고 말했다. 「호텔」측은 5층 연회실(예식장 겸용)을 임대용사무실로 개조하기 위해 지난 11일 두성토건(서울중구 묵정동32의5·대표 윤병상·43)에 공사비 2백50만원을 주고 하청 했고 두성토건은 다시 개인업자 박용호씨에게 주었으며 박씨는 인부 5명을 고용, 16일부터 작업을 해왔다.
검거된 인부는 다음과 같다.
▲박용호 ▲전종권(57·서울중구 양동469) ▲김준길(42·중구 양동417) ▲이상렬(41·서울용산구 후암동123)

<진화>
불이 나자 「펌프」차 34대·「탱크」차 33대·고가사다리 차12대 등 93대의 서울시내전소방차와 미8군 소방차3대가 진화작업을 폈으나 강한 북서풍을 타고 독한 연기와 열기가 「호텔」전체를 휩싸 진화작업이 늦어졌다.
불길은 하오 7시45분 고가사다리 차로 물을 뿌려 잡혔으며 12층으로 투입된 소방특공대에 의해 하오 8시5분쯤 완전 진화됐다.

<대피>
이날 「호텔」에는 외국인 34명·내국인 22명 등 56명의 손님이 신관에 들어 있었으나 5층이 화염에 휩싸였을 때는 33명이 「호텔」안에 남아있었고 13층 「나이트·클럽」 종업원 15명과 구관 「사우나」탕 손님 30여명 등 70여명이 들어있었다..
불이 나자 5층 이하에 있던「사우나」탕 손님 등은 곧바로 계단을 통해 피했다.
투숙객 중 첫 탈출자는 하오 6시20분쯤 6층에 투숙했던 20대 남녀.

<구조>
하오 6시40분쯤 옥상으로 피한 투숙객과 종업원 40여명이 손을 흔들며 구조를 요청하자 12층 건물조양 「빌딩」에서 지름4cm·길이50m의 「로프」를 「호텔」옥상으로 던졌다.
맨 먼저 이 「로프」를 타고 내려온 사람은 황상룡씨 (47·경남울산시 학성동 432의 208).황씨가 「로프」에 몸을 걸자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숨을 죽이고 손에 땀을 쥐며 『아래를 쳐다보지 말라』고 소리쳤고 소방관들은 「마이크」를 통해 『덤비지 말고 천천히 내려 오라』고 주의를 주었다.
육군 7350부대 소속 구조 「헬리콥터」가 「호텔」 상공에 나타난 것은 하오 7시25분 처음에는 옥상에 착륙하려했으나 옥상 위에 있는 「안테나」·물「탱크」·급수「파이프」 등 장애물 때문에 착륙을 포기하고 15층 상공에 정지한 채 구조용 「로프」를 내렸다.
제1번기에 유무광씨(36·부산「볼링」협회원)와 김해자양(20·서울성북구 길음동 126의184), 그리고 23세 가량의 여자 등 3명이 매달렸다.
◎사망자

<내국인>▲김상호(35·질식사·부산시동구 초량3동 668) ▲김해자(20·여·추락사·서울성북구 길음동 126의184) ▲23세 가량의 여자 (추락사)

<외국인>▲진광덕(35·질식사·중국인·대북시 중산북로 3단 32호617실) ▲송견유우(67·질식사·일본인·동경 도무장야시 길재사북정4∼9 ∼9)
◎부상자 (7명·23일 상오 입원 중)

<내국인>▲김승도35·경남울산시 교동 405의45) ▲황상용(47·울산시 학성동 432의208) ▲고미숙(21·여·서울강서구 화곡동 95의53) ▲김용진(24·서울종로구 삼청동26) ▲김정애(20·여·서울 인현동1가107의5)

<외국인>▲유국동(47·중국인·대만성 대남시 신흥로12) ▲임열양(43·중국인·대남시 공원로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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