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초상화는 우리의 것"|미 3개시서 유치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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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 초대대통령 「조지.워싱턴」과 그부인 「마더.워싱턴」의 초상화 2점이 「보스턴」시와 「워싱턴」시 사이에 조그마한 「시민전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19세기의 유명한 초상화가 「길버트.스튜어트」가 그린 두사람의 초상화를 어느곳에 두어야하느냐는데서 비롯된 이논쟁은 「보스턴」의 「글러브」지와 「워싱턴」의 「포스트」지가 지역감정에 호소하는 사설을 싣고 서로 상대방을 비난함으로써 마침내 「보스턴」시장「케빈.화이트」씨가 이문제를 법정에 제소하기에 이르렀다.
그러자 「뉴욕.타임스」지가 느닷없이 나서서 『그럴게아니라 「워싱턴」부처의 초상화를 「뉴욕」시가 모시는 것이 어떠냐』면서 어부지리를 노리는 발언을 했다.
「스튜어트」는 건국 초기 인물들의 초상화를 많이 남겼는데 「워싱턴」부처의 초상화는 1831년 「보스턴」시민들이 모금하여 「스튜어트」 미망인으로부터 1천5백「달러」에 구입, 「애시니엄」박물관에 기증한 것.
1백72년의 역사를 가진 「애시니엄」박물관은 그동안 운영난으로 빚이 쌓이자 소장품들을 방매해 왔는데 마침내 「워싱턴」의 초상화도 내놓았다.
「애시니엄」박물관측은 「로스앤젤레스」의 「폴게티」박물관이 8백만「달러」를 제의했으나 『건국의 아버지를 서부로 보낼수는 없다』고 즉석에서 거절하고 5백만「달러」를 주겠다는 「워싱턴」의 「스미드소니언」연구소나 국립미술관쪽에 팔기로 약정하고 있다.
이 소식은 보수적인 「보스턴」시민의 비위를 크게 상하게 했다.
「보스턴.글러브」지는 「워싱턴」의 관료주의가 문화유산에까지 손을 뻗고 있다고 비난했으며 「화이트」「보스턴」시장은 『「워싱턴」에 무슨 문화가 있느냐』고 비꼬았다.
이렇게 되자 「워싱턴.포스트」지가 「보스턴」쪽의 편협한 시골티를 비난하면서 『「조지」, 귀향하다』라고 약을 올렸다. 「워싱턴」의 초상이 「워싱턴」시로 되돌아 오는 것은 고향을 찾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보스턴」시장 「화이트」씨는 「매사추세츠」주 최고법원에 「워싱턴」초상의 판매를 중지하는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 곧 법정의 판결이 날것같다.【뉴욕=김재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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