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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릉 숲에 산삼밭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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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남양주시 진접읍에 걸쳐 있는 광릉 숲에서 앞으로 산삼이 대량으로 자라게 된다.

(사)산삼학회와 산림청은 7일 국립수목원 인근 광릉 숲에 1년산 장뇌(산삼씨를 인위적으로 뿌려 키운 것) 종삼 3000그루를 심고 산삼 씨앗 1ℓ를 파종했다. 구체적인 장소는 비밀에 부쳤다.

이동섭(60.상주대 교수) 산삼학회 회장은 "우리 고유 식물자원인 산삼을 멸종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우선 인위적으로 파종하고 씨를 뿌린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이곳에 산삼이 자생 군락을 이루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대학교수.전문가 등 15명으로 결성된 산삼학회는 1년 가까운 문헌 연구와 군락환경 현지조사 끝에 지난달 25일 광릉 숲의 환경 조건이 산삼이 자라기에 최적이라고 결론 짓고 이곳을 대상지로 정했다. 광릉 숲은 양지 식물은 물론 그늘에서 자라는 식물까지도 무성한 이른바 극상림(極相林)으로 형성된 데다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돼 산삼이 자라는데 가장 좋은 환경이라는 것이다.

산삼학회는 광릉 숲에서 장뇌가 무사히 뿌리내릴 경우 2~3년 뒤 견학과 장뇌 재배기술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다.

또 2010년까지 강원도 가리왕산과 개인산 등 전국 여덟 곳에 산삼자생지 복원 사업을 추가로 벌일 예정이다.

이 회장은 "마구잡이 채취로 씨가 말라가는 산삼의 원종을 복원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말했다.

2240㏊의 광릉 숲은 세조와 정희왕후 윤씨의 능이 조성된 이후 500년 이상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돼 전 세계 온대 낙엽 활엽수림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생태계가 자연상태 그대로 남아 있다. 곧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될 전망이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이곳에서 산삼 씨앗을 파종, 10여 년 뒤 장뇌를 수확하기도 했다.

포천=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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