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주를 우리에게 돌려보내 술래잡기하도록 해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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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동심을 할퀴고 간 첫번째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또다시 효주양(10)이 납치되는 비극이 빚어지자 두번씩이나 외동딸을 잃은 효주양의 부모와 더불어. 이웃·친지·급우 등 모든 사람들은 『제발 효주양을 고이 부모 곁으로 돌려달라』며 범인을 향해 애절한 호소를 하고있다.
효주양의 어머니 염계자씨(40)는 식음을 전폐하고 실신상태에 빠져 몸져누운 채 『제발 내 딸 효주를 집으로 되돌아오게 해주세요. 이 엄마의 마지막 소원입니다. 효주만 무사히 돌려보내 준다면 그 은혜는 영생토록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쓴 애절한 사연을 중앙일보사에 보내 범인에게 딸을 돌려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아버지 정연태씨(41)도 딸의 무사함을 각계 각층에 호소하면서 비탄에 잠겼다.
정씨는 호소문에서 『부덕한 부모의 실수나 과오가 있다해도 천진난만한 어린 효주에게 무슨 잘못이 있겠습니까. 효주를 무사히 돌려준다면 물심양면으로 도울 것이며 당국에 읍소하여 최대한 관대하게 처분 받도록 온갖 힘을 다할 것을 맹세합니다』고 말하고 『본인은 한번 약속한 일은 꼭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효주양과 함께 등교 길에서 급우를 잃은 임민정양(10)도 본사에 편지를 보내 『효주양이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빨리 돌아와야 술래잡기를 하지요. 범인 아저씨, 효주를 빨리 돌러 보내주세요』라고 눈물겨운 호소를 했다.
○…『효주를 돌려 주세요』-. 효주양이 납치된지 사흘째인 16일 남성국민학교(교장 김종원)1천2백명 학생들은 효주양을 무사히 돌려보내 달라고 애타게 호소했다.
상오 8시50분 운동장에서 열린 전교생조회에서 학생들은, 효주양이 무사히 돌아올 것을 기원하는 기도회를 올렸다.
4학년3반 담임 김상철 교사(47)는 『하느님, 효주양을 무사히 돌아오게 해주세요. 저희들은 효주양의 무사함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김 교장은 『우리가 살다보면 밝은 날도 있고 흐린 날도 있다.
효주양을 잃고 슬픈 분위기가 계속되는 이곳에 다시 맑고 밝은 분위기가 찾아 들도록 우리는 꼭 효주양이 무사히 돌아오도록 해야만 되겠다.
사회에는 좋은 분들도 많지만 나쁜 어른도 있다.
여러분들은 앞으로 효주양을 납치해간 사람과 같은 나쁜 어른이 돼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굳세게 자라 꼭 훌륭한 어른들이 돼줄 것』을 당부했다.
조회에 이어 효주양의 학급인 3학년1반(담임 백남도·42)에서는 효주양의 무사귀환을 비는 기도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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