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 '포스트 후세인'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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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정권의 종말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후세인의 뒤를 잇게 될 '포스트 후세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거론된 인물 중 선두주자는 미국과 절친한 망명 반체제 인사인 아마드 찰라비 이라크 국민회의(INC) 의장과 이라크 이슬람혁명 최고회의(SCIRI)를 이끌고 있는 시아파의 망명 종교 지도자 모하마드 바키르 알하킴이다.

찰라비는 미국 MIT와 시카고대에서 공부한 은행가 출신으로 민주주의나 시장경제 등 미국의 가치관을 충실하게 따르는 친서방적인 인물로 통한다. 때문에 딕 체니 부통령 등 미 공화당의 강경파 고위인사들과 절친해 일단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 그는 6일 미 군용기편으로 이라크 남부에 도착, 반후세인 민중 봉기를 유도하는 공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8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찰라비가 정작 이라크에서는 별 인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주변 아랍국가에서는 기피인물로 통한다고 보도했다. 시아파 이슬람 교도로 영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는 찰라비는 금융사기 혐의로 징역 22년형을 언도받는 등 신뢰할 수 없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20년 이상의 이란 망명 생활을 마치고 최근 이라크로 돌아간 알하킴은 이라크 내 종교적 다수파인 시아파의 지도자라는 점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이란의 지원을 받았다는 점 때문에 미국 측이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 CIA 보고서는 알하킴과 SCIRI도 이라크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하킴은 이라크-이란 전쟁 당시 이란의 지원 아래 지지자들을 무장시켜 이라크군과 싸우게 한 장본인이기 때문에 이라크인의 민심을 얻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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