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다카타 에어백의 저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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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일본 다카타 에어백의 결함으로 혼다 등이 약 300만 대를 리콜했다. 사진은 다카타 에어백이 내장된 도요타 자동차. [로이터=뉴시스]

일제 에어백 결함이 리콜 사태를 빚고 있다. 일본 자동차 메이커인 혼다·닛산·마쓰다 등 세 회사는 24일까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자동차 리콜을 발표했다.

에어백 결함이 화근이다. 이날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 등은 “다카타 에어백이 폭발하면서 쇳조각이 튀는 일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리콜 규모가 300만 대에 이른다. 혼다가 203만3000대, 닛산이 75만5000대, 마쓰다가 15만9807대 순이다. 다카타는 세계 3대 에어백 제조회사다.

 리콜 규모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혼다와 도요타, 닛산, 마쓰다, 포드, 크라이슬러, BMW가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지침에 따라 미국 내에서 운행되는 차량을 리콜할 예정이어서다. NHTSA는 에어백 팽창기 내부의 습기 탓으로 봤다. 밀폐된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에어백 팽창기 내부에 습기가 스며들어 휘발성 압축가스가 불안정해지는 바람에 폭발한다는 설명이다.

 문제의 에어백을 만든 곳은 일본 자동차 부품회사인 다카타다. 이 회사는 주로 운전대와 에어백을 제작해 글로벌 메이저 완성차 업체들에 공급한다. 이 회사 에어백 결함 때문에 올 4월과 지난해 5월 도요타·혼다·닛산 그리고 독일 BMW 등이 360만 대를 리콜한 적이 있다. 로이터 등은 “다카타 에어백 결함 때문에 최근 5년 사이에 리콜된 차량이 1050만 대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다카타 쪽은 “과거 리콜은 이번처럼 에어백이 폭발하면서 쇳조각이 튀는 결함과는 관련이 없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는 “다카타 에어백 리콜 사태가 2001년대 초 일본 타이어 회사인 브리지스톤 리콜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완성차 업체의 잘못이 아니라 부품 또는 부속품 결함으로 리콜 사태가 빚어져서다. 당시 브리지스톤 타이어는 설계 결함 탓에 운행 중에 파열하는 일이 속출했다. 결국 브리지스톤은 650만 개 이상을 회수해야 했다.

한편 국내에서 판매된 차량 중에는 이번 리콜 대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요타와 닛산·혼다 등은 2004년 이후 국내에 진출했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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