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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업에 전문경영체제 정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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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3백20개 12월말결산 상장법인의 78년도 정기주주총회가 28일 막을 내렸다.
이번 주총에서도 지난해영업실적에 대한 평가와 함께 어림잡아 1천명 내외의 중역이 새로 탄생하거나 자리를 옮기는등 폭넓은 인사가 단행됐다.
이번 주총인사의 특징은 재벌기업의 80년대를 겨냥한 중화학체제로의 개편과 부문별 책임경영제의 도입, 창업2세의 진출, 전문경영인의 정착, 관료등 외부인사의 영입둥을 꼽을 수 있다. 부회장제가 널리 활용되고 있는 것도 새로운 경향이다.
◇ 중화학체제·부문별책임경영제=대자 「그룹」은 김우중사장이 대우실업에서 사실상 대우개발로 자리를 옮겨 중공업과 건설을 직접 지휘키로 함으로써 「그룹」의 주력을 무역·경공업에서 중공업으로 옮겼다.
이와함께 사업을 3개부문으로 나누어 무역·경공업(대우실업·신성통상둥)은 이석희사장, 금융(한국투자·동양투자·동양증권)은 박노성회장. 그리고 건설·중공업·조선은 김사장 자신이 분담, 경영키로 했다.
삼성「그룹」도 이건희「그룹」 부회장 밑에 기능별로 6개경영전략단위를 설정, 무역부문은 송세창삼성물산사장, 식품부문은 경주현 제일제당사장, 중공업부문은 조우동회장에게 삼성중공업과 삼황조선의 경영을, 건설부문은 김헌성사장에게 종합건설과 신원개발을, 섬유부문은 이수빈사장에게 제일모직과 제일합섬을, 전자부문은 강진구사장에게 전자계열주를 각각 책임지도록했다.
이밖에 국제상사「그룹」이 연합제강인수, 보고산업·유신기계인수와 국제제철설립등 중화학체제로 개편과 함께 무역본부·생산본부등 기능별 분담제를 실시하고 대한전선도 관리·국내사업·해외사업등 본부장제를 도입했다.
◇창업2세의 진출=그동안 경영훈련을 받아온 창업2세들의 진출이 두드러졌다.
대림산업 이재준회장의 장남 이준용부사장이 사장으로, 한일합섬 김한수사장의 아들 김중원씨가 한일합섬부사장에서 계열기업인 경남모직의 사장자리를 물려받았다.
또 삼미사의 김두식회장아들 김현철씨가 부사장제를 신실, 그자리에 앉았고 고박두병회장의 3남 박용성OB전무가 부사장으로 경영권에 한발 다가섰다.
◇외부인사영입=관료의재계진출도 활발했다. 박용근 경제기획원대변인이 대우개발의 홍보담당 이사로 자리를 옮겼고 박정희경제기획원 중공업 기획과장이 삼성조선상무로, 같은 기획원의 조원영과장이 동아종합상사 기획실장으로 옮겼다.
국무총리실 의전비서관·해외공보관·「유네스코」대표를 지낸 이종세씨가 효성물산 상무로 재계에 발을 들여놓았고 금융인으로는 곽협두외환은행외환부장이 삼환기업 전무로, 홍달천 전농협중앙회이사가 국제종합 기계전무로 취임했다.
이밖에 동덕여대경영학과에서 교편을 잡았던 김정섭씨가 삼환기업 상무로, 언론계출신의 여규식씨가 효성물산이사로 자리를잡았다.
업계내부의 이동도 적지않았다. 삼성「그룹」의 손상모사장이 국제상사「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그룹」부회장겸 국제상사사장의 중책을 맡았고 화신「그룹」의 김수명씨도 효성물산부사장으로 옮겼다.
전 「엔지니어링」의 민석홍전무가 효성「엔지니어링」사장으로, 윤영종한국직물원사 수출조합부이사장이 국제방직사장으로, 그리고 「코오롱」「그룹」의 하상동국제전기부사장이 국제상사 「그룹」의 삼양「펄프」부사장으로 옮긴것등이 눈에 띄었다.
◇부회장제의 신설=부회장이란 직제를 만든곳이 많다. 국제상사는 「그룹」부회장제를 만들어 손상모씨가, 대림산업은 이준용사장에게 자리를 물려준 이정익전임사장이 부회장으로 앉았다. 대한전선건설도 이제까지 사장없는 부사장으로 일해온 이종갑씨가 후배인 민배근「마루콘」사장이 건실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자 부회장제를 새로 만들어 거북한 입장을 피했다.
◇물러나는 사람=새로운 경영인이 탄생하는 한편으로는 조용히 물러나는 사람도 있게 마련.
국제화학의 창업 「멤버」이며 양정모회장의 매제이기도한 이재우사장이 은퇴했고 「코오롱·그룹」에도 대폭적인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다.
양재권국제전기사장, 이계수한국정밀학학사장, 금형석한국염공사장이 한꺼번에 퇴임했다.
그러나 유능한 인재에 갈증을 느끼는 기업들의 최근의 경향은 교체보다도 새로운 인물의 흡수이며 그만큼 경영층의 인적자원이 두터워지고 있는것도 하나의 특징이 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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