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셀」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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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세계지원에는 흡사 모래알이 흩어진것처럼 그려져 있다. 중국인들은 정말「모래 사」자를 넣어 서사군도라고 부른다. 인지우도동북 해안에서 3백20㎞, 중공 해남도에서 역시 3백20㎞ 떨어져있는 남지나해상의 작은 섬들.
환초 산호초 등으로 이루어진 이 섬들은 물새나 해적들만이 살고있는 불모의 땅. 그 이름도 어선들이 풍랑을 만나 피난하는곳이라는뜻으로「파라셀」 군도라고한다.「파라」(Para)는 「피난」, 「셀」(Cell)은「작은 방」이라는 뜻의 합성어다.
점점이 흩어진 50개의 이 작은 섬들은 또다른 이름도 갖고 있다.「황사」-. 「베트남」사람들이 붙인 이름. 한자로는「황사」.
「파라셀」·「서사」·「황사」. 이 세가지 이름만 놓고 보아도 그 섬들이 「동네북」처럼 되어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1974년엔 중공이 육·해·공군을 동원, 이 군도를 월남(「티우」정권)으로 부터 빼앗았다.
「베트남」인들이 이 군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는데는 곡절이 있다. 19세기초 「베트남」의 「지아·롱」황제때「베트남」의 선원들이 이 군도를 발견했으며 황제 자신이 현지를 답사한 일도 있다는것이다.
그때 이 섬들엔 물새들의 분화석이 쌓여있어 그것을 비료로 만드는 국영회사까지 세웠다고「베트남」인들은 주장한다. 한편 l830년대에 청조황제에게 보낸 공물속에 포함되었던 지원에도 그런 연유가 이미 밝혀져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인들의 주장은 사뭇 다르다. 이들은 그 영유권이 한대(BC206∼AD220년)에까지 소급한다고 말한다.
이런 주장엔 대만도 한몫 나서고 있다. 대전전의 점령자인 일본이 전후에 「중화민국」으로 그 섬들을 반환했으니, 당연히 대만의 영유지라는 것이다.
실상 195l년「샌프란시스코」강화회의에서「베트남」은「파라셀」군도의 영유권을 선언했었다. 그러나 50여 참가국들은 아무도 그 섬들엔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었다.
그런 상황에서「필리핀」정부도한가닥 끼여들어 일부의 영유권을 요구하고 나섰다.
필경 이섬 주변의 해저에 잠재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유전이 주변국가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것 같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사실은 남지나해의 한가운데자리하고있는그「전략적 위치」다. 열강들은 이섬 하나를 놓고 천하의 패권을 가늠하게 되었다.
최근 소련이 중·월전쟁의 틈바구니에서「파라셀」군도의 상륙을 노리고 있다는 외신이 있었다. 마치 머리위에 매달린 칼과같아서, 그것이 떨어지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다.「파라셀」군도는 열강국의 자제와 이성을 시험하는 하나의 실험장이 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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