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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식 추탕 명맥 잇는 두 명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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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1991년 용금옥 모습과 현재 가게 모습.

용금옥과 형제추어탕도 일제시대에 문을 연 서울식 추탕집이다.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용금옥은 1932년 서울 무교동, 지금의 더익스체인지서울 건물 자리에 문을 열었다. 창업주인 고 홍기녀씨의 손맛에 이끌려 거물 정치인·문인의 출입이 잦았다. 73년엔 남북회담에 참석한 북측 대표인 박성철 부수상이 남측 인사에게 용금옥의 ‘안부’를 물은 일화는 지금도 회자된다.

하월곡동을 거쳐 평창동으로 옮긴 형제추어탕.

 현재 용금옥은 무교동 옆 다동에 위치하고 있다. 71년 옮겨왔다. 창업주의 손자인 신동민(52)씨가 3대째 추탕을 지키고 있다. 대림산업 직원이던 신씨는 대를 잇기 위해 97년 회사를 그만뒀다. 신씨는 “맛은 할머니를 흉내 내는 정도”라며 “처음 주방에 설 때에는 맛이 변했다는 손님이 있을까봐 한 그릇을 낼 때마다 홀을 쳐다봤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식 추탕만을 고집하고 있다. 소 곱창을 24시간 끓여 낸 육수를 쓴다.

 형제추어탕은 1926년 동대문 밖 신설동에 문을 연 ‘형제주점’에서 시작됐다. 고 김기선씨의 두 아들 형제가 이어받은 후 서울식 추탕이 입소문을 타며 ‘형제추탕’으로 상호를 바꿨다. 김구 선생도 단골이었다. 하지만 긴 휴지기가 있다. 63년 문을 닫은 뒤 88년 창업주의 막내며느리인 조숙자씨가 하월곡동에 다시 문을 열었다. 2005년엔 평창동으로 옮겼다. 서울식 추탕과 남도식 추어탕을 함께 팔며 형제추어탕으로 이름을 바꿨다.

글=안효성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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