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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민속「쌍윷놀이」전수자를 찾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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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용인 이춘수 우리 주변에서 거의 사라진 전래의 민속놀이의 하나인「쌍윷뉼이」가 전승돼 명맥을 유지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윷놀이 비슷한 이 놀이를 전수 해온것은 경기도 용인군막지면 왕산리의 고 이천우씨 집안이었다.
현재 놀이의 기능을 전수받아가지고 있는 사람은 이씨의 사위인 이춘수씨 (50· 서울동대문구 답십리동 4902의113). 원래 궁중이나 사대부집안의 안방놀이였던 「쌍윷놀이」는 이조말엽까지번성했으나 8·15해방이후에는 거의 자취를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이 놀이는 유명한 혜원의 풍속도등에 나타난 그림으로서나 알아 볼수있는 정도였다.
중국의 수·당대에서 시작돼 우리 나라에는 고려중엽에 전래된것으로 알려진 「쌍윷놀이」 의 기록은 이조 문헌들에도 나타나 있다.
현재까지 전해온 것으로는 놀이의 목제 말(마)몇개와 놀이판이 경복궁 민속박물관과 온양 민속박물관· 중앙대박물관등에 소장돼 있을 뿐이다.
이춘수씨는 그의 장인내외가 자주 놀았던 「쌍윷놀이」말 30개와 주사위2개를 비롯,진마판까지 모두 물려받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놀이방법을 완벽하게 익혀 가지고 있다.
놀이의 진행은 우선 진마판의 진열로부터 시작된다. 30개의 말을 한편에 15개씩 5,3,5,2개씩으로 마주 진열하며 적아의 구별은 말의 위부분에 감은 청·홍실로 분별하게 돼있다.
진열이 끝나면 1∼6까지의 숫자가 표시된 2개의 주사위를 양편이 번갈아 던지며 말을 진군시킨다. 2개의 주사위를 던져 나타나는 수의 배열은 21개가 있는데 1·1은「송송」,2·2는「지나」,3·3은「장삼」,4·4는 「준사」, 1·2는「백이」, 2·3은「아삼」,2·4는「아사」 .5·5는 「준오」등으로 통칭된다는것.
최종승부는 주사위의 숫자를 따라 이동한 말들이 가운데 경계선을 중심으로 진군, 상대방의 말을 모두 빼내면 끝난다.
「쌍윷눌이」 는 2,4,6,8,10명씩 짝을 지어단체 「게임」 올 할 수도 있는데 보통 한판이 끝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50분 정도. 지방에 따라 놀이방법이 약간씩 다르다는 기록도 있긴 하나 대체적으로 놀이규칙은 같은 원리였을 것이라는 이춘수씨의 추정이다.
양반집 안방 부부놀이등으로 인기가 높았을뿐아니라 일본에도 「스고로꾸」(쌍륙) 라는 이름으로 전래돼 크게 유행했던 「쌍윷놀이」 의 재발견은 학계에서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민속학자인 임동권교수(중앙대) 는「쌍윷놀이」를 찾아보려고 안동지방에까지 내려가 답사를 했으나 실패했었는데 놀이를 전수한 사람이 나타난 것은 민속학계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이각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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