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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빠진 외무부|큰「현안문제」늘어나 24시간 가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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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남북한문제의 재표면화, 미·중공수교에 따른 대책수립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맡은 외무부는 그야맡로 「전방위시대」를 맞았다.
연초 등소평방미때 한국의 입장을 전달하기로 한 이후 박동진장관은 하루 걸러 청와대나 총리실을 방문하다시피 했고, 관련 국장들은 실무「팀」으로 동원돼 중요제의나 문안작업에 참여하는등 24시간 가동상태.
게다가 외교.·안보문제를 협의하는 정부내 요직에 최규하국무총리·김계원청와대비서실장·함병춘특보·최광수의전수석등 외무부에 몸담았던 인사들이 진을 치고 있어 얼핏 외무부의 「목소리」가 커진듯한 인상을 준다.
그러면서도 의무부는 국내정치권내에서의「힘의열세」와 비교적 노출돼 있는 운영형태에서 오는 제약을 의식, 『살얼음을 걷듯』매사에 조심스런것이 특색.
특히 남북한문제등 현안문제에 관해서는 통일원등 주무부처가 있어「협조자」임을 밝히고 있으나 박정희대통령의 「1·19」제의에서 「당국자간」이라는 표현등은 외무부등의 진언도 참고가 됐다는 후문.
대북한문제에 관해서도 정부안에서는 북한반응이 선전술책이며 함정이라는 부정적 평가가 나올수도 있고 설사 그렇더라도 평양측을 대화「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전진적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긍정론도 나올수 있으나 외무부는 외교문제에 관한한 항상 대체적으로 긍정·온건론쪽.

<철군문제논란 대책수립>
○…「아미·타임스」가 북괴의 전력증강에 관한 보도를 하자 외무부관계자들은 그「정보」가 고의로 누설된것으로 보고『이 시기에, 무슨 이유로 홀렸을까』에 관심을 집중했고 그 이후는 철군유보가 있을것에 대비한 교섭 대잭을 수립했다.
의무당국자들은 북괴전력을 흘린 이유를△철군계획의 변경을 결심한「카터」대통령의 관측기구△처음부터 주한미군유지를 주장해온 미군부의 묵시적 반발△미·중공수교, 대만의 단교로 인한 한국과 일본등 동북아국가들의 불안을 해소하기위한것△동북아애서의 미군주둔을 공공연히 요구해온 중공에대한 회답등으로 분석했다.
미국의 동기야 어떻든 일단 미국이 한반도의 군사균형에 경계를 보인것은 유리한 정세판단이고미·중공수교를 되도록 긴장완화에 기여하도록 유도해보자는데 견해를 모은 정부는 김용식주미대사를 서울로 불러 연쇄대책회의를 갖고 「모범답안」을 휴대해보냈다.
김대사가 갗고간 밀지에는 등소평미국방문에 즈음해우리의 입장을 밝히는 점잖은 문틀의 문서와문제별 대응책을 담은「리포트」가같이 들어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김대사의 귀국과 때맞춰 「글라이스틴」주한미대사도 「방콕」에서 열린 공관장회의에 참석하다 말고 서울로 날아와 박외무와 장시간 회담을 가졌다.
이면협상으로 진행중인 한미간의 견해는 오는4월초 서울에서 열릴 한미정책협의회에서 공식 맞선을 보게 될것이라는 것이 공개된 일정이다.
그러나 정부는 미국의 태도를 번번이 흉내내 대한정책을 맞춰온 일본이 덩달아 그들이 한·중공관계에 미국과 경쟁적으로 중재에 나서겠다고 한데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다.
한당국자는 「오오히라」수상이「카터」대통령이방한해 한미정상회담이 열리면 틀림없이 한일경상회담개최를 일본측에서 요구해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상연습을 실행에 옮겨>
○…「팔레비」왕정의 명운을 미녀의 아슬아슬한 「비키니」에 비겨 떨어질것같으면서 안떨어지는 쪽으로 점쳤던 외무부는「팔레비」의 망명으로 그간 원상연습만 했던 철수작전을 실행에 옮기고있어 외교아닌 교민철수작업에 바쁘다.
17개 건설업체진출에 고용원7천명·58억원의 공사잔여분을 생각하면 월남철수보다도 더 심각한 상황이지만, 후계 「바크티아르」정권이 수습에 박차를 가하고있고 또 되도록 후계정권과 관계를 지속해야한다는 입장에서 내놓고 서둘지도, 또 그렇다고 뭉개고 있을수도 없는 어정쩡한것이 정부의 입장.
게다가 주한 「이란」대사관이 한국언론의 「이란」사태 보도와 관련, 잦은 항의를 해오고파견근로자 가족들은 『공관원 가족만 철수하고 우리가족은 그만 두기냐』고 아우성을 쳐 외무부는 「안팎꼽추」가된느낌이다.

<「공석대사」이동이 숙제>
○…현안의 교섭업무이외에 외무부가 안고있는 숙제는 대사등의 인사이동.
공관장이동은신상철·천병규·장지량·조상호대사의 유정회진출과 이재설대사의 입각, 왕만호대사의 전보로 공석중인「스페인」「스위스」「덴마크」「이탈리아」「인도네시아」「콜롬비아」등 6개 「포스트」중 절반인 3개정도가 정치적임명에 의한 「외인부대」에 돌아가지 않겠느냐는것이 중론이다.
현재 거명되고있는 인물들은 서울에서 낙선한 민병기씨, 유정회 탈락「케이스」인 김동성·김성용·김창규·서인석씨와 장덕진전농수산장관등. 민병기씨는 「유럽」쪽으로 거의 내정됐다는 것이며 장덕진씨는 본인이 고사하고 있다고.
이밖에 직업외교관들간의 수평이동과 승진도 중폭이상일것으로 보이는데 인사권자인 박동진장관이 인사문제에 관한한 일체 참모들과 상의도 않고 운도 떼지않아 오리무중인 상태. 다만 그가 내건 인사원칙, 즉 3개「포스트」이상 장기해외근무자를 본부대사로 순환시키고 한 임지3년이상인 자를 우선 고려한다는데 근거해 추측만 만발하고 있다.
장기해외근무자로는한표욱(영국), 문덕주(유엔), 윤호근(뉴욕), 이창희(독일), 지성구(핀란드), 김영주(오스트리아), 전양진(말레이시아), 김인권(페루), 현시학(멕시코), 이택근(모로코), 문철정(터키)대사동이 있다.
본부대사로는 지련태(한적대표)송찬호씨가 해외로 나갈 전망이며 J국의S대사는 지대사후임설이 지배적.
박장관은 이번만온 『공관장이동을 한꺼번에 하는것을 피해보고 싶다』며 연중무휴로 찔끔찔끔 할뜻도 비췄으나 정규 「로테이션」과 「리듬」을 맞추기위해서는 공관장회의를 전후한 2월말이나 3월초순에 일괄단행쪽으로 기울것이라는 분석들. <전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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