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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속에 사는 망명왕족「클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지난주 「테헤란」의 천일야궁을 떠나 외국을 전전하고있는 「팔레비」 「이란」왕은 어쩌면 곧 세계에서 가장 호화로운「클럽」인 『망명군주 「클럽」』에 가입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들 왕년의 군주들은 비록 왕관과 홀은 빼앗겼지만 대부분 아직도 자신들만 빼놓고는 어느누구의 기준으로 보더라도 그들의 호화판 생활을 계속 즐기고있다.
이들은 비록 왕궁을 떠나 호화「아파트」나 별장에서 살며 집권시보다 적은 숫자의 하인들을 거느리고 있기는 하지만 호구지책 땅위와는 전혀 상관없는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
이들 극상의 부류중에서도 가장 부유한 왕으로는 「콘스탄티누스」 「그리스」전왕을 들수있다.
그가 지난 76년「런던」남부 「코밤」의 「서리」마을에 처음으로 왕으로서는 수수한 편인 8만「파운드」(약8천만원)짜리 집을 장만할 때만해도 돈을 꾸어야할 형편이었지만 2년만에 드디어 「그리스」국내에 남겨놓은 재산에 대한 보상으로 「카라만리스」정권으로부터 1천5백만「파운드」(약1백50억원)를 받아 화화판생활을 누리고있다.
외국에서 망명생활을 하는 왕들중 왕위를 되찾을것으로 희망하거나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46년 국민투표에 의해 왕정이 폐지된후 망명의 길을 떠난 「불가리아」의 「시메온」전왕은 다섯명의 자녀들을 데리고 돈많은 여성 결혼, 「마느리드」에서 살고있는데 그는 끝내 왕위를 포기하지 않고 여러해동안 망명군주로서의 역할을 다하는데만 전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대동구태도를 전환한 「스페인」정부의 요청에 따라「시메온」전왕은 모든 정치활동을 끝내지 않을수 없었으며 마침내 사업계에 투신, 대성공을 거두어 이제는 왕위에 복귀할 일체의 희망마저 포기해버렸다.
이와 비숫한 예로 「루마니아」의 「미하일」전왕이 있는데 그도 지난 47년12월 폐위된 이래 사업계에 뛰어들어 큰 성공을 거둔후 실업가로 변신했다.
「스페인」은 특히 전왕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곳이다.
「초그」 「알바니아」왕의 아들인「레카」왕도 현재「마드리드」에서 살고있는데 그는 망명중 부친의 뒤를 잇게 되어 지난61년 「파리」 「브리슈톨·호텔」에서 「알바니아」왕으로 추대되었다.
지난75년 호주의「수전」여왕과 결혼한 부유한「레카」왕은 현재 「알바니아」 국내인구의 2배가 넘는 3백50만 추방된 해외거주 「알바니아」인들의 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이외에도 많은 군주들이 외국에서 망명생활을 하고 있는데 지난 55년「고·딘·디엠」대통령에 의해 추방된 「베트남」의 마지막 황제「바오·다이」왕(64)은 현재 23년동안 「파리」에서 망명생활을 하고있으며 누군가 그에게 왕관만 부여했었다면 대「러시아」제국의「차르」로서 현재 모든「러시아」제국을 다스리고 있을 「블라디미르」공작도 「스페인」에서 망명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팔레비」왕이 이들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면 따뜻한 환대를 받을것만은 분명하다. 왜냐하면 이들은 모두 적어도 한가지 공통점, 즉 과거속에서 살고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파리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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