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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다각개발 혁신영농시리즈|잉어양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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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양어의 으뜸은 잉어(이)다.
식용잉어는 담수어의 대표적인 물고기로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임산부의 특효약제로서 귀중하게 여겨져왔다.
고기를 달여먹으면 몸의 부기를 가라앉히고 황달과 위장병에 좋으며 쓸개는 눈을 밝게 하고 충혈을 방지하는 효험이 있다.
피는 정역제로 높이 평가되며 어린이의 단종과 창에 바르는 치료제도 된다. 뼈는 여성병에 좋다. 약효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뿐만 아니라 영양가높고 독특한 풍미를 내는 요리는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중국에서도 최고급요리로 꼽힌다.

<요리법등 더개발해야>
잉어 1백g중의 단백질함유량은 같은 무게의 닭고기에 들어 있는 단백질 21g, 계란 12.7g, 우유 2.9g보다 많은 22.4g에 달하며 이밖에 지방질·「칼슘」·련·철·「비타민」A·B등각종 영양소를 골고루 갖추고 있다.
잉어가 약용외에 맛 좋고 영양가 높은 보양식으로 재평가됨에 따라 최근에는 소비가 일반화되고 소비량도 급격히 높고 있다.
우리나라의 잉어 생산 및 소비량은 공식집계된것만 73년의 1백43t에서 77년에는 l천1백25t, 78년에는 그 7배에 가까운 7천5백t (추정)으로 늘었다.
그러나 일본에서 연간 3만t이상이 생산, 소비되는 것과 비교하면 아직도 낮은 수준이다.
생산·공급이 아직 원시적 상태에 머물러있고 요리법이 다양하게 개발되지 않은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가 적다는것은 앞으로 소비가 크게 늘 소지를 안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의 소비추세가 이를 말해준다.
잉어공급은 강·저수지등에서 잡히는 자연산이 대부분이고 인공양식된것은 전체생산의 2%에 불과하다.
잡히는 곳이 산발적으로 흩어져있고 조직적인 유통체계도 없다. 잉어맛을 보려면 산지까지 찾아가야하고 값도 비싸다.
일본의 경우 생산량의 대부분이 양식장에서 인공사양되고 있다.
유통구조도 조직화되어 최근에는 『담수양식어 「켐페인」』과 함께 일반 백화점등에서도 손쉽게 구입할수 있다.

<과학적관리·사양절실>
우리나라도 잉어양식을 적극 권장, 맛좋고 영양가 높은 잉어요리를 쉽고 값싸게 맛볼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우리나라에 양어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잉어양식장만 전국에 2백34개나 있는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규모가 작고 관리도 부실해 양식장으로서의 구실을 제대로 하지못하고 있다.
『본격적인 기업양어를 하고 있는 곳은 용인자연농원정도』(수산청 김갑부내수면과장)가 꼽히고 있다.
지난해의 담수어 생산량 3만1천t중 양식담수어는 5.5%인 1천7백20t에 불과하다.
일본의 경우 78년의 담수어생산량 20만2천t중 7만8천t이 양식생산이며 그 40%가 잉어였다.
특히 잉어는 수익성이 높고 양식이 우리나라의 자연환경에 가장 적합하다. 수명이 길어 평균 15∼20년, 최고40∼50년까지 살수 있고 따라서 처분에 급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가장 유망한 양식어종이라 할 수 있다.

<기생충등의 위험없어>
77년5월부터 잉어 양식에 착수한 용인자연농원의 경우 4만1천3백평의 저수지에 10만마리를 길러 1년6개월만에 63t을 생산, 9천7백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한다.
그동안 투입된 비용은 사료비 2천2백만원과 관리자 2명의 인건비등을 포함, 모두 3천2백만원으로 67%의 높은 이익률을 보였다.
평당 이익은 1천5백74원. 체장 35㎝, 무게 7백∼8백g의 싱싱한 잉어가 지금도 ㎏당 1천6백원에 멀리 부산에까지 대량으로 나가고 있다.
참고로 용인자연농원의 양식방법을 보면 77년 5월게 부화된 치어 18만마리를 5㎝쯤 자란후 7월초에 소저수지에 방양했다.
소저수지에 넣는 것은 집중관리가 용이하기 때문.
여기서 1년간 자라 15㎝쯤된 잉어를 다음해 5월 대저수지로 옮겨 넓은 곳에서 잘 자랄 수 있도록 해준다.
대저수지로 옮겨진 잉어는 45%가 줄어든 10만마리.
이 10만마리가 6개월만에 체장 35㎝, 무게 7백∼8백g의 성어로 자라 식용으로 출하되는 것이다. 10만마리중 15%는 줄어들지만 나머지 8만5천마리만으로도 63t의 생산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먹이는 번데기와 밀가루. 고기 체중의 5∼6%를 주면된다.
양어에 따르는 문제는 대부분의 저수지가 농업용수 공급원이므로 가뭄에는 물이 마른다는것.
저수지가 대소 1천여개, 개발적지로 간주되는 곳만도 6백81개소에 달하는데도 양어가 어려운 것은 이때문.

<가두리양식 바람직>
따라서 정부는 「댐」·호등 대규모 저수지개발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방양은 어려우므로 개인이나 기업의 양식은 가두리양식이 바람직하다.
가두리양식이란 가로·세로 10m정도의 그물을 물에 치고 그안에 잉어를 집중사양하는 것.
먹이가 다소 더 들지만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흐르는 물을 이용할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이제는 물고기도 가축을 기르듯 과학적으로 관리, 사양해야할 때다. 높은 수익성이 보장되므로 농가소득의 증대에 기여할뿐 아니라 국민의 귀중한 단백질 공급원을 확보한다는 점에서도 적극 권장되어야 할 것이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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