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신임 장관들에게 듣는다|고재일 건설장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건설의 현장은 부산하고 요란하겠지요. 그러나 현장을 뒷바라지 해주는 건설행정은 조용한 것이 본연의 자세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소리 안나면서도 보살펴 줄 수 있는 자세로 일하겠읍니다.』 겸손한 고 장관의 말이다. 최 장수 국세청장을 지낸 선입감 때문인지 『「무서운 사람」 「막막한 사람」 이라는 이야기를 더러 들은 적이 있는데 나만큼 부드러운 사람도 드물 것』이라며 고 장관은「건설」에는 대학신입생의 기분임을 실토한다. 새 자리에서의 의욕이 있어 보인다.
『국토는 계속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평소 생각했습니다. 토지소유자 스스로가 자기 땅을 바람직하게 쓴다면 더 소망스러울 것이 없지만 놀려둔 땅이 있다면 합리적 이용방안이 필요하겠지요』
국세와 건설, 일에 있어서 맥이 통하면서도 또 다른 면이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두 가지를 조화시켜 나가도록 힘쓰겠다』고 했다. 부동산투기억제·국내건설행정의 방향을 어렴풋이 점칠 수 있을 것 같다.
―해외건설에 관한 새로운 정책이라도?
『국가이익의 차원에서 해외건설업체는 결산공고를 안 해도 괜찮도록 하는 것이 어떨 까도 생각해 본적이 있읍니다. 법상 제약이 있기는 하겠지만 공고된 기업정보가 이해관계국에 당장 입수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아이디어」도 있음직 하지 않아요?』
(신변에 관해 입이 무거운 것으로 알려진 고 장관이지만 관계 십수년의 생활에서 소신껏 일할 수 있게 되기까지 「무엇」이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68년11월 조달청장임명 때 대통령이 친히 휘호를 써 준 사실을 처음으로 밝혔다. 한글로 된 휘호의 「정직·능률」 두 단어를 공사간 모든 일에 임하는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