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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 후세인宮 주변서 격렬한 포격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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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개전 20일째인 8일(현지시간) 미국과 영국 연합군은 지난 7일 장악한 대통령궁 주궁을 거점으로, 티그리스강 동안으로 연결되는 주요 다리를 장악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연합군은 이날 바그다드 남동부의 라시드 공군기지도 점령해 바그다드 동쪽 지역의 이라크군을 압박하고 있다고 미 중부사령부는 발표했다.

이에 맞서 이라크군은 대포 등으로 저항해 미군의 바그다드 중심부 진입 이후 가장 격렬한 교전이 벌어졌다.

AFP통신은 이날 오전 5시쯤 '탱크 킬러'로 불리는 A-10 공격기와 아파치 헬기 등이 공화국수비대 본부로 쓰이는 티그리스강 서안의 공화국궁을 공습해 다섯 시간 동안 교전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A-10기 한대는 유프라테스강 인근에 추락했으며, 미군 관계자들은 이라크군의 지대공 미사일에 맞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교전이 진행되는 사이 대통령궁 주궁에 배치된 에이브럼스 탱크 두 대가 진격해 이라크군이 장악하고 있는 티그리스강 동안으로 연결되는 알 줌후리야 다리를 장악했다.

강 동쪽에서 방어하던 이라크군은 대포를 발사하며 격렬히 저항했다. 대통령궁 주궁에 남은 에이브럼스 탱크 넉 대도 이라크군과 교전을 벌였다고 BBC방송이 보도했다.

한편 미군 탱크가 외신기자들이 머물고 있는 팔레스타인 호텔에 발포해 로이터통신 사진기자와 스페인방송사 카메라 기자가 숨지고 외신기자 3명이 부상했다.

버포드 블런트 미 3보병사단장은 "이라크군이 호텔 옥상에서 소총과 로켓포 등으로 탱크를 공격해 대응 사격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승리는 시간문제"=미군은 사담 후세인 정권의 상징인 대통령궁 주궁을 장악하고 남부 바스라를 사실상 점령함으로써 승리는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은 "대통령궁 장악은 이라크 국민에게 후세인 정권이 무너졌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토미 프랭크스 미 중부사령관은 "대통령궁 장악이 본격적인 바그다드 점령 전투는 아니다"라고 밝혀, 당분간 포위에 주력하면서 도심 진입과 교두보 확대 전술을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워싱턴 포스트도 미군이 바그다드 주변에 '느슨한 경계선'을 설치하고 심리전을 통해 5백만명의 바그다드 시민들의 피란을 유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미군이 바그다드 시내를 몇 구획으로 나눈 후 특수부대.기갑부대를 동원해 구획들을 하나 하나 점령하는 전술을 구사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군도 시가전 우려=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7일 "조기 승전을 선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시가전에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미로처럼 얽힌 티그리스강 동안의 구시가지에서 이라크군이 게릴라전을 벌일 경우 미군 사상자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했다.

바그다드 방어전에 투입된 이라크 병력의 상당수가 민간인 복장으로 위장해 미군을 공격하고, 아랍권 자원병들이 자폭 공격을 감행할 경우 미군의 피해는 더욱 커질 수 있다.

3보병사단 등 미 전투병력이 수면부족으로 인한 집중력 저하로 아군끼리의 오인 사격이나 민간인 사살 등을 저지를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

정재홍 기자,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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