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하마 평」만발 정-관가 술 렁|정부-여당-유정회「감투자리」전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개편」에 폭 넓은 구상 설>
박정희 대통령은 지난 11월7일 공화당 공천 자를 확정할 때 이미 정부-여당의 개편에 관해 기본 구상을 했으며 그 뒤 구체적인 인선 작업을 해 온 것 같다는 것이 정부 내 관측.
지난 7일 포항제철 3기 준공식에 참석한 후 경주 불국사 근처「호텔」에서 묵은 박 대통령은 선거를 앞둔 시기임에도 정치인들을 일체 만나지 않고 혼자「호텔」안에서 산책한 일이 있는데, 이 때 혹시 개각 구상을 하지 않았나 해서「불국사 구상」을 점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12·12」총선 후의 사정까지를 포함해 박 대통령이 구상을 최종 마무리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견해와 함께 개각이 예상보다 다소 늦어질 가능성을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정치 핵심인물 안 바뀔 듯>
중앙청 안에서는 "정치 핵심인물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정부 고위 소식통의 발언을 근거로 대체로 최규하 현 총리가 유임하는 선에서의 대폭 개각 설이 유력하다.
최 총리 유임 설의 근거로 △박 대통령의 실무 안정 내각에 대한 신임 △총리 직위에 대한 최 총리의 적절한 인식과 보필 △3년 간 뚜렷한 흠이 없었다는 점을 드는 쪽이 많다.
유임 설의 구체적 증거로 지난 12월초의 1시간40분, 11일의 40분간 대통령 단독 면담을 들어 "물러날 사람과 두 차례나 장시간 긴요한 얘기를 나누었겠느냐"는 분석.
최 총리가 유임될 경우 73년 김종필 총리처럼 유정회 의원직을 겸임할 가능성도 있다고 일부에서는 추측하고 있다.

<경질·자리바꿈 20여명 선>
경질 또는 자리바꿈 할 대상은 대체로 20명 선.
여기에 일부 대사, 청와대 수석비서관과 대법원장, 헌법위원장 등 장관급자리까지 합치면 20명 선에 이르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 총리를 젖혀놓으면 다음 관심은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 청와대 비서실장 및 경제 각료들. 또 겸직 장관 6명(박찬현 문교, 신형식 건설, 신현확 보사, 민병권 교통, 장경순·고재필 제1, 2 무임소 장관)중 일부와 그 밖의 일반 일부 행정 부처 각 장관.
재무장관 5년을 거쳐 4년 3개월 간 기획원을 맡아 경제「팀」을 이끌어 온 남덕우 부총리가 잘린다면 겸직 장관 S씨가 가게 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고 역시 4년 3개월 간 재무를 맡아 온 김용환 장관이 바뀐다면 그 후임으로는 C 장관 설이 나오고 있고 C 장관 후임에 비경제의 S 장관 설이 특별한 근거 없이 나돌고 있다.
4선 의원으로 당직을 맡을 것으로 보이는 신형식 건설장관 후임에는 정부내의 K씨 또는 국영기업체의 Y씨 설이 있다. 7년6개월이나 장기 재임한 최형섭 과학기술처 장관이 바뀔는지도 관심사며 국세청장으로 5년 9개월, 그 이전의 전매청장(1년9개월), 조달청장(2년7개월) 을 합쳐 청장만 10년을 한 고재일 국세청장은 일단 입각 대상으로 꼽아 볼 수 있고 구자춘 서울시장은 4년 3개월 간 재임해 장관 운이 박두하지 않았나 보는 이들이 많다.
김만제 한국 개발원장과 유정회 소속의 이승윤 의원 등도 경제「팀」에 끼지 않나 보는 사람이 있다. 청와대 비서실 쪽에서는 김정렴 실장의 유임 설이 유력한데 정상천 정무 2수석이 함께 현직에서만 5년, 오원철 경제 2수석이 7년 간, 임방현 대변인이 3년 간 등 비교적 장기 근무한 점으로 해서 이들 중 상당수가 입각 또는 다른 요직으로 옮길 것이라는 얘기가 많다.
김영선 주일 대사의 사표 제출이 확인되자 그 후임으로 정부 요직을 맡아 온 K씨 설이 나오고 있는 것도 주목할 사실이다.
두 무임소 장관이 바뀐다면 관례에 따라 각각 공화당 중진, 유정회 간부 중 한사람씩이 가게 될 것 같고 경제 각료 중 한 두 사람쯤은 청와대 쪽「특보」나 다른 자리를 맡으리란 얘기들을 하는 사람도 있다.

<「노란 봉투」에 추측 만발>
개각이 임박하자 장관들도 눈치보기 작전. 경질 대상으로 자주 오르내리는 모 경제부처 장관실에는 이미 찬바람이 분다.
최 총리가 박 대통령과 1차 단독 면담을 하고 내려오자 P, K, C 장관등이 보고 명목으로 탐색 차(?)재빨리 총리실을 방문.
11일 최 총리와 심의환 총무처장관 등 관계자들이 대통령 취임식 관계 보고를 하고 난 후 최 총리 혼자 남아 노란 봉투를 들고 대통령과 두 번째 단독 면담했고 일부에서는 이 노란 봉투 속에 개각 관련 자료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

<중진 소화문제 관심 집중>
다음 관심은 공화당 요직 개편. 어느 때보다 많아진「머리 큰」사람들의 소화문제로 요직 개편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나 그 기준은 다선 원칙이 될 것이라는 데는 별로 이론이 없다. 그러나 당선자의 수가 감투 수보다 많다는데 고충이 있을 듯 하다.
공화당 당선자 68명을 당선 회수로 보면 △6선=3 △5선=10 △4선=12 △3선=12 △재선=11 △초선=20명.
이들 68명을 기다리고 있는 대소「감투」는 9대 때의 기준으로 보면 당 쪽에 27개, 국회 쪽에 10개 등 약 40개며 이외에도 겸직 장관이 될 가능성, 부총재 제 부활 등 기구 조정으로 늘릴 경우 등을 생각하면 더 많아질 수도 있다. 결국 당선자의 절반 이상이 감투를 쓰게 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자리는 두말 할 것 없이 국회 의장과 당의장(또는 부총재)이며 정책위 의장·사무총장·원내 총무 중앙위 의장 등 당 4역과 대변인 및 국회 상임위원장 순.
우선 국회의장에는 정일권 현 의장의 유임 설과 김종필 전 총리 설로 갈려 있으나 두 사람이 국회 의장 또는 당의장(또는 부총재)중 하나씩을 맡게 될 것이란 추측이 많다.
정 의장의 유임 설은 최규하 총리·백두진 유정회 의장의 유임 가능성이 크다는 추측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며 김 전 총리 설은 그가 당 부총재를 이미 지냈을 뿐 아니라 유정회를 떠나 지역구 당선을 택했다는데 근거를 두고 있다. 김 전 총리가 당 쪽을 맡을 경우 부총재 「타이틀」을 갖지 않을까 하는 추측도 그가 당의장·부총재를 역임했기 때문이며 그렇게 되면 그 아래 당의장이 임명돼야 한다.

<중진급은 당무 위원 설도>
당내 6선은 박준규 구태회 현오봉 의원 등 3명이고 5선은 민관식 이병희 서상린 육인수 김용태 김종철 김종필 장경정 길전식 이효상 의원 등 10명.
4선은 김임식 양찬우 유승원 오치성 김유탁 김용호 장승태 이종근 장영순 신형식 김창근 문태준 의원 등 12명.
당 4역을 4, 5선으로, 국회 상임위원장을 3선으로 짠 9대 때의 기준을 적용한다면 5, 6선의 중량급 10여명은 당무 위원으로 예우하지 않을 수 없고 그럴 경우 현재의 당무 위원 (15) 을 훨씬 초과하게 돼 문제. 그래서 당무 위원 증원론도 나오고 있으나 그것은 기구를 줄이라는 박정희 총재의 지시에도 맞지 않고 머리만 커져 실현되기 어렵다.
따라서 능력 본위 발탁을 생각해 볼 수 있고, 비록 3선이지만 과거 상임위원장·원내 총무를 지낸 김택수씨 같은 경우 어떤「대접」을 해야 하느냐는 것도 문제다.
별써 정가 일각에서는 신형식·김유탁·장승태·장영순씨 등 일부 4선이 당 3역을 맡을 것이란 추측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어느 자리에 누구 하는 얘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4역을 4선 위주로 짤 경우 상임위원장은 3, 4선이 주로 맡게 되고 5, 6선은 대부분 당무 위원이 된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이럴 경우 당무 회의가 강력해질 가능성이 많다. 또 이번 경우 개성이 강한 중량급이 많기 때문에 어떤 진용을 짜더라도「중구난방」의 소지가 있어 강력한 인물이 당을 맡아야 한다는 필요성도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총리가 다시 당을 맡으리라는 설의 또 다른 근거도 여기에 있는 것 같다.
현 이효상 당의장 서리는 고령·장기 재임 등을 감안해 대체로 총재 상임 고문으로 이 선에 설 것이라는 추측이 많다.
국회의장·상임위원장 등 국회 요직은 9대 임기가 내년 3월11일까지이므로 우선 국회의장만 이번에 내정되고 상임위원장 인선은 미뤄질 것이 확실하다.

<말썽 난 k 의원은 어려워>
유정회 개편은 우선 현역 중 몇 명이나 바뀌느냐가 문제.
대체로 현역 73명 가운데 공화당 공천을 받아 당선된 6명(김종필 구태회 현오봉 이도선 최영철 구범모)을 제외한 67명 중 약 절반 미만은 재 추천되겠지만 말썽을 남긴 K 의원 등 40명 선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많다.
원외에서 일부 전·현 공직자, 장성·대사 및 언론계·직능단체 등의 인사들이 포함될 것으로 보이며 학계의 몇몇 교수 등도 물망.
3기 추천자의 인선은 이미 끝나 본인에 대한 통고 작업이 진행중이다.
박 대통령은 행정 각부와 공화당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그중 일부를 발탁하는 방법으로 인선을 했고 박 대통령이 직접 점찍은 사람도 꽤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정치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