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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용 '밧줄 스노 체인' 개발한 울산시 공무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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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울산시가 밧줄을 이용해 시내버스용 스노 체인을 개발했다. 기존 쇠사슬 체인의 10분의 1 가격에 생산할 수 있다. 운전자 혼자 설치할 수 있을 만큼 무게도 가볍다. 시는 이 기술을 특허 등록했다. 생활 속 작은 아이디어를 찾아낸 ‘똑똑한 공무원’ 덕분이다.

 울산에 폭설이 내린 지난해 2월 울산시 대중교통과 신용덕(41·사진) 주무관은 고민에 빠졌다. 울산 시내버스들이 눈길에 고립되면서 시민들의 민원이 쏟아진 것. 20㎏이 넘는 기존 체인은 설치하는 시간만 30분가량 걸린다. 이 때문에 버스가 연착되기 일쑤였다. 눈 녹은 도로에서는 아스팔트 파손 우려가 있어 체인을 제거하고 다녀야 했다. 그때 빙판 위를 거침없이 달리는 관광버스들이 신 주무관의 눈에 띄었다. 바퀴는 선박용 밧줄로 감싼 상태였다. 겉모습은 어설펐지만 효과는 커보였다.

 이를 본 신 주무관은 ‘밧줄로 체인을 만들어 시내버스에 설치해보자’는 의견을 동료 공무원들에게 냈다. 전문가의 도움을 얻기 위해 울산버스운송사업조합에도 도움을 요청했다. 1년간 연구를 거쳐 올 2월 시제품이 탄생했다. 모양은 철제 체인과 다름없지만 굵기 5㎝의 폴리프로필렌(PP) 섬유 밧줄이 버스 타이어를 감쌌다. 시험 결과 빙판에서도 미끄러지지 않고 도로를 달렸다. 설치와 제거에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울산시는 지난달 27일 특허청에 이 기술을 등록하고 상품화에 참여할 기업을 찾고 있다. 신 주무관은 “생활 속의 작은 아이디어를 눈여겨본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울산=차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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