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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3천6백63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78년 10월1일 현재의 우리 나라 상주 인구는 3천6백62만8천4백명으로서 작년보다 1·7%의 증가율을 보였다. 1·7%의 인구 증가율은 4차 5개년 계획에 목표된 연 평균 증가율 1·6% 보다는 높으나 과거보다는 현저히 떨어진 것이다.
인구 증가율은 60년대엔 연 2·3%에 달했고 70년대 초반엔 1·9%를 기록했다.
이러한 인구 증가의 둔화 추세는 그 동안의 적극적인 인구 억제책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가족 계획 등 인구의 절대적인 억제책은 이제 뿌리를 내린 단계에 들었다고 볼 수 있다.
비교적 단시일 동안에 이룩한 인구의 억제 노력은 개발도상국의 모범적인 사례로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인구의 절대 증가보다 질적 성에 있다.
비록 인구 증가 속도는 둔화됐으나 역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다.
우선 3천6백63만명의 인구 중 여성 인구가 1천8백36만명이나 된다.
50년대의 「베이비·붐」에 태어난 계층이 가임 연령으로서 인구의 큰 몫을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는 것은 인구 폭발이 다시 재연될 위험성이 충분히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인구 억제 노력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 추진해 가야 할 것이다.
우리 나라의 인구 구성을 보면 20∼24세 이하부터 갑자기 많아지는데 이것도 역시 50년대의 「베이비·붐」과 관련된다. 청소년층 이하의 인구 비중이 높아간다는 것은 경제 활동 인구의 증가를 예고하는 것이다. 이는 고용 기회의 계속적인 확대력으로 나타날 것이다.
다음 인구의 지역 분포가 문제가 된다. 전국 36개 시 지역의 인구가 작년보다 5·8% 증가된 대신 농어촌 인구는 2·6%가 줄었다. 그 동안의 갖은 인구 소산책에도 불구하고 농촌으로부터 도시로의 인구 이동, 즉 도시 비대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서울의 인구는 전 인구의 21·3%에 달했다. 수도 인구가 계속 늘어남은 물론 인구비중도 높아간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급격한 도시화 현상은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큰 부담과 그늘이 된다.
도시로의 인구 유입은 경제 활동 인구에서도 엿볼 수 있는데 금년 3·4분기 중 농가 부문이 3·7%가 감소한 대신 비농가는 7·0%가 늘어났다.
이러한 농촌 인구의 도시 유입이 경제적 수요에 의한 자연적인 흐름이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 농촌이 노동력 부족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대신 도시는 도시대로 과잉 인구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절대 인구는 많지만 곳곳에서 일손이 모자라는 현상 등은 노동력 인구의 적정 배치에 미흡한 점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특수 「서비스」 부문 등 일부 비생산적 분야에의 고용 비대화 현상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제 인구 문제는 과거의 절대적인 증가 억제에서 있는 인구의 적정 배치와 활용으로 그 초점이 옮겨간 것이다.
인구의 적정 배치는 국토의 균형적 개발, 사회적 제기회의 균형, 중앙 집권적 행정력의 분산 등 여러 종합적인 접근을 필요로 하므로 단시일 내에 해결 될 일이 아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그런 목표를 정하여 점진적인 접근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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